HUG 분양가 기준 깜깜이 개편…'둔촌주공 민심 달래기용' 논란
개편 사실 자체도 공식적 발표 안해…세부사항 여전히 '내부정보'
앞서 둔촌주공 조합원 민원폭탄…"총선 앞두고 표심 고려" 의혹 제기까지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개편하면서도 여전히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산정 자체가 재산권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더욱 투명한 공개 원칙을 마련, 일관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UG는 최근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기준'의 일부 항목을 세분화해 변경했다. 기존 심사 기준의 큰 틀은 유지하되 입지ㆍ규모ㆍ브랜드 등 개별 단지의 특성을 세분화해 심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 HUG는 자치구 내 사업장 반경 2㎞를 기준으로 ▲분양 1년 이내 ▲분양 1년 이후~준공 전 ▲준공 이후 10년 내의 순으로 비교 대상 단지를 찾아 분양가를 산정해왔다.
개편안에 따르면 '브랜드'의 경우 도급 순위 1~30위, 31~100위, 101위 이하의 세 단위로 나누던 것에서 1~10위, 11~20위, 21~30위 등으로 잘게 쪼개 비교하는 식으로 세분화한다. '단지 규모'도 마찬가지다. 분양 단지와 비교 단지 간 불가피한 차이가 있을 경우 이를 반영해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HUG 관계자는 "분양 단지가 비교 단지보다 조건이 월등한 경우 분양가가 상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편 사실 자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데다 '내부 규정'을 이유로 구체적 심사 기준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 '깜깜이 기준'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개편 시점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강남권 대단지 아파트들이 수혜를 보게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조합원만 6000명이 넘는 강동구 둔촌주공이다. 둔촌주공은 조합이 책정한 일반분양가(3.3㎡당 3550만원)와 HUG의 예상 일반분양가(3.3㎡당 2600만원대)의 격차가 커 주민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해온 곳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HUG에 민원 폭탄을 터뜨리니 제도가 바뀐 것 아니냐" "둔촌주공을 위한 개편이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비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 개편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HUG는 지난해 성북구 길음1구역의 분양가 산정 당시에도 조합원들이 집단 반발하자 비교 단지를 바꿔 분양가를 승인, '고무줄 분양가 산정' 논란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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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 산정 기준을 다양화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이것이 일방적으로 분양가를 올리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며 "일관성 있는 기준 적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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