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묶인 대한민국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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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이동우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소유ㆍ지배구조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내 기업들이 지배구조 규제로 인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다.


30년도 더 된 낡은 규제들이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ㆍ중 무역분쟁 격화, 한일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면서 기업 중심의 정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미래의 대기업이 되길 꿈꾸는 중소기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규제장벽에 처하면서 '스타트업-중소기업-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고리도 끊기고 있다. 재계에서 대기업 차별 규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기업 은행 왜 안나오나 =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대기업차별규제' 조사에 따르면 현행 법령상 기업 규모 기준으로 적용하는 규제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 규제가 47개 법령에 188개에 달했다.

내용별로 분류할 경우 소유ㆍ지배구조 규제가 65개로 가장 많아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상법상 대주주 의결권 제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관련 규제,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회사 관련 규제 등이 이에 속한다. 다른 국가와 달리 대기업 소유 은행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이 규제로 인해 이른바 '삼성은행', '현대차은행', 'LG은행', 'SK은행'은 불가능하다.


다음으로는 영업규제 24.5%(46개), 고용규제 13.8%(26개), 진입규제 10.6%(20개) 등의 순이다.


법령별로 보면 금융지주회사법(41개ㆍ21.8%)과 공정거래법(36개ㆍ19.1%)에 많았다. 금융지주회사법에는 산업자본의 금융지주회사 지분취득 제한, 자ㆍ손자회사 지분율 규제, 금융사가 아닌 사업회사 투자금지 규제 등 금산분리 규제와 지주회사 행위 규제 등이 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상호출자ㆍ순환출자 금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금융사 보유금지 등이 있다. 한경연은 두 법에서 규정하는 엄격한 금산분리 규제는 산업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신산업 진출을 저해하는 투자 저해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역차별받는 대기업 = 국내에서 대기업이 되면 규제 폭탄을 감수해야 한다. 자산 5조원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11개, 자산 10조원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47개의 추가 규제가 적용된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금지, 채무보증 해소, 순환출자 금지 등 대기업 집단 규제 뿐 아니라, 신문법, 방송법, 은행법, 인터넷방송법 등에 따른 관련 기업의 지분 취득 제한과 같은 진입규제도 적용된다.


재계 안팎에선 낡은 대기업 차별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한경연 조사에 따르면 법령 제정연도를 기준으로 대기업차별규제는 평균적으로 16.4년간 유지돼 왔다.


30년 이상 된 낡은 규제는 17개(9.0%)에 달했다. 그 중 10개가 공정거래법상 규제이며 모두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와 관련된 것이다.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조항 등은 1986년에 제정돼 무려 34년이 된 가장 오래된 규제다. 10~20년 된 규제가 79개(42.0%), 20~30년 된 규제는 55개(29.3%)등의 순으로 많았다.


◆중소기업, 대기업 될려면 9개 규제 넘어야 = 중소기업이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성장하려면 규제 벽을 9번이나 넘어야 한다.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명 이상, 근로자 500명 이상,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근로자 1000명 이상, 자본금 1000억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각 단계별로 규제가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성장해 자산총액이 5000억원이 되면 규제 111개를 적용받아야 한다. 자본총액 5000억원 미만일 경우 규제 30개만 적용되는데, 그 이상이 되면 3배 이상 늘어난다. 이는 자본규모상 대기업은 아니지만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 규제,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에서 벗어난 대기업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기업 역차별 규제로 인해 많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이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으로 남아 있는 게 기업 활동 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감면, 정책적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데다 대기업 규제 폭탄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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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대기업 차별규제는 과거 폐쇄적 경제체제를 전제로 도입된 것이 대다수"라며 "새로운 경제환경에 부합하고 융ㆍ복합을 통한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이동우 기자 muse@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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