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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호송 못 본다더니…고유정은 왜 머리채 잡혔나

최종수정 2019.08.14 11:30 기사입력 2019.08.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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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도주 방지 위해 셔터 등 개폐시설로 차단
호송차 타고 내릴 때 비공개 하도록 했지만 시설 없거나 구조적 문제…일반에 피고인 잇단 공개
고유정도 호송차 이동 중 시민에 의해 머리채 잡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법무부가 재판을 받는 피고인 모습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조치를 최근 취했지만, 실제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 5월 피고인이 호송차를 타고 내릴 때 개폐시절(셔터) 등으로 차단하도록 법원에 협조공문을 보낸 바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 인권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도주위험도 차단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해당 시설이 없거나 시설의 구조 문제로 피고인의 모습이 일반에 공개되는 일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있은 고유정 사건이다. 지난 12일 첫 공판에 참석한 뒤 호송차로 이동하던 고유정은 주변에 기다리고 있던 한 시민에 의해 머리채를 잡히는 '봉변'을 당했다.


법조계에서는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고유정에 대한 시민의 분노 등 여론과는 별개로, 피고인 호송에 부주의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재판은 제주지법 개원 사상 최초로 방청권을 일반 시민에게 선착순으로 배부했다. 두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유정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시민 150여 명이 법원에 나와 줄을 섰고 방청은 77석까지 허용됐다. 여론의 공분을 사는 사건인 만큼 재판 전후가 실시간으로 보도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교정당국에 따르면 이날 고유정 등 출정 피고인 4명에 대한 호송인력은 14명뿐이었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서울중앙지법 구치감처럼 주변을 폐쇄할 시설이 이곳엔 없다"며 "인원을 보강해서 갔어야 했는데, 당시에 벌어진 일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교정당국이 최대한의 인력을 가용했더라도 경찰이나 법원의 협조를 별도로 구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이동 모습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찬 상태로 호송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혀왔지만, 김 전 차관은 이런 '수모'를 피해갈 수 있었다. 법무부의 피고인 보호 조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농단 피고인들의 재판이 본격화된 시점에 나온 것을 두고도 '특혜 시비'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피고인 호송뿐만 아니라 경찰이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를 이용해 포승줄을 찬 피의자를 검찰로 데리고 가는 경우가 잦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조사실로 연결되는 지하통로가 있지만 경찰이 1층 민원실 복도로 피의자를 이동시키는 모습이 빈번히 목격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그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서 이슈가 되지 않은 것일 뿐, 수사기관과 교정기관의 세심한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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