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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금융투자업 미등록 업자와 투자계약, 사법상 효력 있어"

최종수정 2019.06.20 08:30 기사입력 2019.06.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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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을 등록하지 않은 업체와 맺은 투자일임계약도 민법상 효력을 가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김모씨가 투자자문회사 대표 이모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약정금 액수 산정에 법리 오해가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이씨 회사에 'FX마진거래'를 위한 계좌를 개설한 후 이씨에게 투자판단을 일임하고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을 50%씩 분배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했다. 김씨 자금을 이용한 투자로 2013년 9월까지는 20억원이 넘는 수익이 나면서 각각 11억원씩을 나눠가졌다.


그러나 이후 투자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해 손실분담금이 25만달러에 이르렀고, 이씨는 이 중 9만 달러만 김씨에게 지급했다. 이에 김씨는 금융투자업 등록을 하지 않아 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지급하지 않은 손실분담금 16만달러 외에 그동안 가져간 수익금 전부를 반환하라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은 "자본시장법이 미등록 투자자문 영업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이지, 미등록 영업자와 투자자가 맺은 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둘 간의 계약이 사법상 효력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미등록 영업임을 알았으면서 이를 구실삼아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다만 "계약에 따라 두 사람이 손실에 대해서도 각자 절반씩 나눠가져야 한다"며 1심은 '김씨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2심은 일부 금액을 상향조정해 1억661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계약이 사법상 효력을 가진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해 체결한 투자일임계약 자체가 사법상 효력까지 부인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저히 반사회성·반도덕성을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위반 행위를 일률적으로 무효로 할 경우 거래 상대방과 사이에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약정금 산정방식이 일부 잘못됐다며 판결을 다시 하라고 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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