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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늑장 추경에 마음 급한 당정…文대통령-黨대표 회동 막판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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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강원 산불·포항 지진' 관련 예산 담긴 추경, 최근 10년새 가장 늦게 처리 전망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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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손선희 기자] 국회가 3년째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늑장을 피우면서 당정이 조급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만 일곱 차례에 걸쳐 국회를 향해 '추경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번 주를 넘길 경우 근 10년 새 최장 추경 처리 기록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다음 주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 전에 국회 정상화 합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4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달 31일 '5당 대표 회동과 황 대표와의 일대일 회동 동시 추진'을 제안했다"며 "참고로 문 대통령이 오는 9일 순방을 떠나는 만큼 회담 날짜는 7일 오후로 제안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안에 대해 한국당 측이 이를 거부하며 '3당 대표회동과 일대일 회동'을 역제안,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수용 불가란 입장이다. 강 수석은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4당 대표회담을 제안했으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불참할 경우 회담 자체의 의미가 반감된다'는 의견을 줬다"고 말해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당에서 수용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손 대표 역시 이날 오전 회의에서 "전날 강 수석이 저를 방문해 문 대통령과 4당 대표의 회담을 제의했지만 거부했다"며 "한국당이 빠진 대통령과 4당 대표 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여러 제안에도 전혀 진척되고 있는 것이 없다"며 "이번 주 내에는 사실상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정부 추경안이 제출된 지 벌써 40일째가 된 만큼 국회에서도 답답함과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며 "빨리 국회를 열어 추경안을 신속하게 심사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추경안 처리 촉구'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 4월25일 국회에 추경안이 제출된 이후 벌써 일곱 번째다.


국회에 추경안이 제출된 것은 이날로 41일째다. 최근 2년 연속 추경안 제출부터 처리까지는 총 46일이 걸렸다. 만약 이번 주를 넘길 경우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늦어질 뿐 아니라 이전 박근혜 정부까지 통틀어 가장 긴 추경안 처리 기록으로 남게 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총 세 차례(2013ㆍ2015ㆍ2016년)의 추경이 이뤄졌는데, 2016년 39일이 걸린 것을 제외하면 모두 20일 이내에 처리됐다. 역대 최장 기록은 2000년 김대중 정부로 추경안 통과까지 총 107일이 걸렸다.


정부가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에는 1조5000억원 규모의 미세먼지 관련 예산을 비롯해 강원도 산불, 포항 지진 등 재해 복구 관련 예산 2조2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각종 선심성 현금 살포 계획이 국회 앞에 줄줄이 서 있는데, 민생 국회가 안 되고 총선용 돈 풀기 국회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달 임시국회 추진마저 불투명해지자 추경안 처리 불발 가능성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당초 지난달 통과를 목표로 했으나 지금은 내년도 예산 편성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가 지난달 31일까지 예산실에 제출한 예산요구서를 바탕으로 이달부터 내년도 본예산 편성 작업에 착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내년 예산안 편성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난감한 입장을 밝혔다.


당정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추경 처리가 늦어지면서 그 효과 역시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추경안이 늦게라도 국회를 통과한다면 예산을 투입해 성장률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연내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굳이 추경을 편성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말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추경 통과가 늦어지면 늦어진 만큼 사업 집행기간이 짧아지고 애써 마련한 추경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사실상 이달 말을 추경안 처리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달 말까지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당 관계자는 "6~7개월 동안 진행할 사업을 추경안에 담은 만큼, 처리 시한이 이번 달을 넘어갈 경우 추경을 편성한 의미가 점차 퇴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당을 주도로 단독국회를 여는 방안도 모색하기도 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통화에서 "개문발차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부도 추경안 처리가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오는 8월 발표될 내년 예산안에 추경편성사업을 담지 않을 방침이다. 연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은 추경을 통해 내년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얘기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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