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팩트체크] 홍준표, 대선 당선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을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홍카×레오' 유튜브 방송, 대선 심경 전해…2017년 5월 대선 때는 "못 이기면 한강에 빠져 죽어야" 주장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대선에 나갔을 때 내가 당선된다고 생각한 것은 단 한 번도 없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밤 공개된 유튜브 방송 ‘홍카×레오’에서 밝힌 내용이다. 2017년 5월9일 대선에서 홍 전 대표는 당선될 것이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게 사실일까.


직전 대선에서 집권한 정당의 대선 후보로 뽑힌 인물이 본인의 당선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선거 출마자들은 객관적인 판세나 여론조사와 무관하게 본인이 당선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성을 듣게 되면 이른바 ‘선거 뽕’에 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물론 객관적인 판세를 토대로 본인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후보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홍 전 대표도 그런 후보의 모습을 보였을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3일 유튜브 방송에서의 발언 맥락과 2017년 5월 대선의 발언과 행동 등을 살펴본다면 의문의 해답에 접근할 수 있다. 3일 유튜브 방송은 홍 전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선전했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실제로 홍 전 대표는 “15%만 얻어서 대선자금 보전만 받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그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122조의 2(선거비용의 보전)는 대선 후보자가 유효득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 후보자가 지출한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선 후보 득표율 15%만 넘기면 선거비용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득표율 24.03%(785만2849표)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홍 전 대표는 15%가 넘는 득표율을 올리면서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그렇다면 홍 전 대표가 밝힌 것처럼 대선에서 당선된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홍 전 대표는 대선후보 첫 집중유세가 벌어진 2017년 4월17일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이번 선거구도는 간단하다. 좌파 세 명이 나왔다”면서 “3대 1 구도에서 보수우파들이 단결만 하면 이번 선거 무조건 이긴다”고 주장했다. 선거구도상 본인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홍 전 대표는 2017년 4월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진보좌파 셋에 보수우파 하나입니다. 이런 선거구도에서 보수우파들이 못 이기면 한강에 빠져 죽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본인은 대선에서 당선된다고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한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을까.


홍 전 대표의 2017년 5월4일 경북 안동 유세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는 “홍준표가 왜 이번 선거에 왜 압승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해보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대선에서 97% 여론조사나 언론들은 전부 힐러리가 된다고 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구글 트렌드만 트럼프만 된다고 했다. 그런데 깨보니까 트럼프가 되었다. 지금 한국에도 구글 트렌드로 계속 조사를 했다. 구글 트렌드를 보면 하루는 홍준표가 1등, 하루는 문재인이 1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그런데 저는 치고 올라가고, 문재인 후보는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보면 치고 올라가는 사람이 반드시 이기게 되어 있다.”


미국 대선 사례를 들면서 본인의 승리를 자신하는 발언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7월11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 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7월11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 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홍 전 대표는 대선 하루 전날인 2017년 5월8일 부산에서 진행한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내일, 홍준표가 대역전의 기적을 완성하겠다”면서 “홍준표가 이긴다. 우리가 이긴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대선 선거운동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본인의 당선을 자신하는 발언과 행동을 이어갔다.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대선에 나갔을 때 당선된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홍 전 대표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으니 판단에 한계는 있다. 다만 홍 전 대표가 대선에서 당선된다고 생각한 일이 한 번도 없는 게 사실이라면 대선에서 유권자에게 전했던 말과 행동은 거짓이 된다.


2017년 5월 대선 때는 본인이 압승한다고 얘기했는데 2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내가 당선된다고 생각한 것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홍 전 대표를 지지했던 유권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