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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합법의 경계…대부업의 세계

최종수정 2019.02.04 11:30 기사입력 2019.02.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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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합법의 경계…대부업의 세계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대부업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간다.


사실 대부업은 2002년 전까진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다. 사인(私人) 간의 돈 거래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인해 경제가 휘청 거리면서 사채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했다. 최고금리에 대한 기준조차 없던 당시 연 이자 수백퍼센트(%)에 달하는 사채 시장을 정부가 눈 뜨고 볼 수 만은 없었다.

그래서 만든 게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사채 시장에서 활동하던 대부업자들이 ‘제3금융권’의 금융인으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합법화를 하자 등록 대부업자 수가 한 때 2만여개에 달했다. 현재는 8000개 수준이다. 자산규모에 따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나 전국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이들에게 금융인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지면서 여러 가지 규제도 생겼다. 가장 큰 건 ‘법정 최고금리’ 제한이다. 일부이자, 이부이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각각 ‘월 1%’, ‘월 2%’ 이자라는 뜻이다. 이부 이자를 연이자로 환산하면 24%(현재의 최고금리 상한)가 된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대부업의 세계

2002년 법제화 당시 최고금리는 66%였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과도하게 느껴지지만 당시 사채 시장의 평균 이자율이 100~20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후 최고금리는 계속 인하돼 왔다. 2007년 49%, 2010년 44%, 2011년 39%, 2014년 34.9%, 2016년 27.9% 등. 현재의 24%는 지난해 2월 시행됐다. 인하의 흐름을 보면 대개 2~3년에 한 번씩 금리를 내렸는데 이는 최고금리를 3년 마다 검토해 상한선을 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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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려워지고 최고금리까지 계속 낮아지자 정상영업을 하던 대부업체가 합법이라는 간판을 걷어차고 불법의 길로 나서기도 한다. 지자체에 등록하는 건 20만원 정도만 있으면 할 수 있기에 등록번호만 받고 최고금리를 넘어서서 이자를 받는 등 불법 행위를 하는 것이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 지방을 가리지 않고 이들은 영세 자영업자를 노린다. 또 대학가나 원룸촌에서 자취하는 20~30대 젊은 남녀를 주 타깃으로 소액 신용대출을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대부업자 등록이 너무 쉬워 업자들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마음대로 오간다는 지적을 한다. 개인 대부업자가 되려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주관하는 8시간짜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강료는 10만원이다. 이후 관할 지자체에 등록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내면 된다. 이때 수수료 10만원만 내야 한다. 지자체는 서류에 문제가 없고, 대표자가 전과자나 미성년자가 아니면 2주 안에 등록을 내줘야 한다. 구비서류는 교육이수증과 부동산임대차계약서 사본 1부, 1000만원 이상 들어 있는 계좌의 잔액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신용정보조회 동의서, 인감증명서 등이다.


종종 연이자가 수천%에 달하는 불법 고리대금업자들이 적발된 소식이 들린다. 이들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가며 자기 마음대로 영업을 하니 금융지식에 취약한 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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