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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꿀벌 멸종 막으려 도시에 벌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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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벌통. [사진=성동구청]

명동 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벌통. [사진=성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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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 생태계에서 생물종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대기 오염 등입니다. 꿀벌이 멸종해가는 가장 큰 이유도 기후변화입니다.


지구온난화로 봄꽃의 개화시기가 6~8일 앞당겨 졌지만 꽃이 피어있는 기간은 더 짧아졌다고 합니다. 그 만큼 꿀벌들의 활동주기가 짧아진 것이지요. 꿀벌들의 먹이가 줄어들어 영양은 결핍되는데 농약 오염은 더 늘어나 죽어가는 것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현재 지구촌 야생벌 2만종 가운데 40%인 8000종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미국에서는 2014년 꿀벌을 국가보호가축으로 인증하고, 2016년에는 꿀벌 7종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국가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지금 추세라면 오는 2035년이면 지구상에서 꿀벌들이 모두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이런 식품들 일부가 사라지거나 가격상승, 품질이 하락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일부 미개발 국가의 국민들은 영양실조를 겪게 되고 이로 인한 질병의 발생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는 꿀벌이 식량 재배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373조원이나 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만 꿀벌의 경제적 가치는 6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가 개발한 꿀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드론 벌'의 활동 상상도. [사진=AIST]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가 개발한 꿀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 드론 벌'의 활동 상상도. [사진=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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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꿀벌을 살리기 위해 핀란드 헬싱키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각종 질병에서 꿀벌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백신 '프라임비(PrimeBee)'를 지난해 말 개발했습니다. 이 백신을 넣은 설탕 덩어리를 여왕벌이 먹으면 새로 태어나는 군집 전체가 백신의 효과를 전달받게 된다고 합니다.

아예 꿀벌 대신 꽃가루를 옮겨주는 드론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에이지로 미야코 연구원 등은 "드론 밑에 동물의 털 등을 붙여 이를 이용해 꽃가루를 집어내고 방사해 가루받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월마트도 꿀벌 드론 관련 5건의 특허를 냈고, 미국 사바나예술대학 재학생들도 꽃가루를 빠는 드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백신이 꿀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꿀벌 개체수 급감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토종벌 사육농가가 과거 2만여 가구에서 최근 300여 가구로 확 줄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벌꿀 수확량도 줄었습니다. 위기를 느낀 우리나라도 2014년 꿀벌을 곤충이 아닌 ‘가축’으로 인증해 관리하고 있지만 꿀벌 개체수 감소를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드론을 사용한다고 사라진 꿀벌이 돌아오진 않을 것입니다. 꿀벌의 개체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위기에 처한 꿀벌을 살리고 인류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도시 양봉'입니다.


도시의 건물 옥상이나 공원 등에 벌통을 놓고 기르는 것입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도시 양봉이 시작돼 3300여 개의 벌통이 도심에 설치돼 있고, 덴마크 코펜하겐에는 '뷰비(Bybi)'라는 사회적 기업이 도시 양봉을 주도하면서 저소득층과 알코올중독자, 난민 등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꿀벌 멸종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도시 양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시 양봉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꿀벌 멸종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도시 양봉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시 양봉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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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는 2006년 '긴자 꿀벌프로젝트'라는 단체가 도시 양봉을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2017년 기준 서울 29곳, 대전 10곳, 세종 2곳 등 도시 양봉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시는 고온건조하고, 다양한 식물이 자라는데도 농약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이유로 꿀벌 키우기에 적합환 환경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벌통을 발견하더라도 놀라거나 훼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꿀벌이 살아가는 도시는 생태계가 건강한 살기좋은 환경의 도시로 인증받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합니다.


달콤한 벌꿀을 먹을 때 한 번 정도는 꿀벌의 고마움에 대해 생각하셨겠지요? 늦었지만 이제라도 꿀벌과의 공존을 위해서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매년 5월20일은 '세계 꿀벌의 날(World Bee Day)'입니다.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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