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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조성길 망명 신청 여부, 답변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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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 안전·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항" 밝혀
사실이라도 미국 땅 밟기까지 수 개월 걸릴 듯
"일반 탈북민 아닌 권력층…심사 까다로울 것"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모습. 조 대사대리의 잠적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등 외국 정부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타진 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모습. 조 대사대리의 잠적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등 외국 정부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타진 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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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조성길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미국으로 망명을 원한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관련 사항은 답변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미국 땅을 밟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일반 탈북민과 달리 북한 정권과 깊숙이 연계된 인물이기 때문에 망명 심사가 까다로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조 대사대리의 미국 망명 신청 여부에 대해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호,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과 쟁점에 대한 언론과의 소통을 제한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4일 현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이탈리아 정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남부에 위치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이 조성길 대사대리의 잠적과 서방 망명 타진설 속에 정적에 휩싸여 있다. <사진=AP연합>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남부에 위치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이 조성길 대사대리의 잠적과 서방 망명 타진설 속에 정적에 휩싸여 있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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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땅 밟기까지 쉽지 않을 듯
만약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신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 당국이 망명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승인을 받고 실제 미국 땅을 밟는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망명 문제는 인권 문제인 만큼 미국 정부가 조 대리대사의 망명 신청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RFA측에 말했다.

다만 그는 조 대사대리가 일반 탈북민이 아닌 북한 정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관리라는 점에서, 심사가 더욱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 관료인 조 대리대사의 경우 미국에서 그를 받아주기 전에 그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라면서 "그가 망명을 위한 인터뷰를 하는데까지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특히 "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행을 택하는 망명 신청자들에 대해 미국 내 회의론이 짙은 분위기에서 조 대리대사의 망명 배경과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봉 전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은 국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양국이 미수교국이고, 미국 내에서의 북한 공관의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다"면서 "조 대리대사 입장에서는 미국을 망명하기에 가장 안전한 나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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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북·미회담 영향은 적을 것
이번 사안은 공교롭게도 북·미 정상간의 긍정적인 소통이 있은 직후 불거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의사를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만남을 고대한다"고 화답, 2차 정상회담 추진 등 교착 국면의 중대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미국 언론과 워싱턴 외교가는 파장과 이후 전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향후 남북관계, 북·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과 북한, 미국은 이번 사건을 비핵화, 정상회담 등의 문제와 분리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대응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라 레푸블리카는 조 대사대리가 11월 중순 이탈리아 정부에 도움을 요청한 이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보당국 수장들이 미국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그의 신병과 관련해 은밀하게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정보당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조 대사대리의 이탈과 잠적 사실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비밀에 부쳤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번 조 대리대사의 잠적 및 망명설이 북·미 또는 남북회담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남북, 북·미 간 회담이 조율되는 과정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를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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