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가운데) 대통령이 패트릭 섀너핸(오른쪽) 국방장관 대행 등이 배석한 가운데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각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조기 실현 가능성이 한층 커졌음을 시사한다. 4개월 만의 '친서 외교'가 북ㆍ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되살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 중 김 위원장이 '훌륭한(great)' 편지를 보내왔다고 소개하며 친서를 직접 꺼내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 위원장의 편지를 '아주 좋은(very nice)' '아름답고 멋진(beautiful)' '예술작품(piece of art)' '역사적(historic)'이라고 묘사한 데 이어 새로운 수사를 붙이며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정말로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곧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서 외교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은 양측의 소통 창구가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직접 공개한 만큼 양국이 이른 시일 안에 협상 테이블을 차릴 가능성이 크다. 북ㆍ미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처음으로 비핵화 의지를 공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제재 완화와 같은 상응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정상이 직접 나서 카드를 맞춰본 만큼 실무 협상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통일연구원은 올해 4월이 김 위원장이 '담대한 결단'을 내린 지 1년이 되는 달인 동시에 '판문점선언' 1주년인 만큼 북한이 1~3월 중 긍정적인 협상 결과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북ㆍ미가 서로 비핵화 및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상황 자체가 정상회담으로 가는 협상의 길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한다. 북ㆍ미는 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등에서 지속적으로 협상을 벌였지만 정상회담 후 나온 공동선언문은 선언적 성격의 내용이어서 적지 않은 우려를 샀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시간표'를 놓고 조바심을 내지 않겠다고 이날 언급한 것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볼 때 미국은 북한이 더욱 진전된 핵 협상 카드를 내밀어야 경제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도 협상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입장은 분명해 보인다. 이날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 중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 주장에 대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미 연합 훈련을 유예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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