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긴급 기자회견 개최…“노이즈마케팅 아니다” 항변
“공익제보자 사회적 매장 안돼…합리적 공론구조로 바뀌어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심나영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노이즈마케팅 아니고, 정치적 세력도 없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바이백(국채조기상환)이 취소되는 일이 다신 반복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KT&G 사장 인선 개입과 적자국채 발행 의혹을 폭로한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서울 역삼동의 한 건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부 내부고발을 하게 된 진의와 배경을 위주로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국가 세금을 받으면서 일한 것에 대한 부채의식을 해소해야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을 찍은 것이지, 노이즈마케팅 한 게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공익제보자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즐겁게 공익을 위해 제보를 하려 했다”면서 “유쾌하게 영상을 찍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진정성을 의심 받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개입 의혹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폭로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문건을 입수했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신 전 사무관의 내부 고발 결정에는 2017년 11월 바이백(국채조기상환) 취소 사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바이백이 취소되고 금리 치솟는 것을 보면서, 그 의사결정 과정이 비상식적이어서 분노를 했다”고 전했다.
신 전 사무관은 “바이백 자체는 큰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1조원 바이백 한다고 해놓고 하루 전에 취소한다면 어떤 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고 생활인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납득할 수 없는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결정되고 금리가 뛰는 결정을 했다는 게 죄송스러웠다”면서 “그런 일이 다신 반복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딱히 다른 의도는 없다. 정치적 세력도 없다”며 “단 하나, 제가 나섬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합리적이고 더 나은 공론구조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건 정권이 아니라 의사결정 시스템이고 그 시스템 속에서 결정하는 한명 한명 사람의 모습"이라며 "(적자국채 발행을) 막아주셨던 수 많은 공무원이 있어서 최악의 결정은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재부의 검찰 고발조치에 대해선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제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모르고 말한다고 하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면서도 “검찰 고발에 대해선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적자국채 발행 과정과 관련, “기재부 쪽에서는 제가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국채 사건은 제가 부총리 보고를 4번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재부에 현재 근무하는 분들 중에 작년 사건의 전말을 완벽히 알고 있는, 현재 남아있는 분은 3명밖에 안 계시다"고 덧붙였다.
그는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기재부 담당 국장 등에게 적자국채 발행을 하지 않기로 한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전화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제가 (기재부를) 나오기 전에 경황이 없었다”며 “공익신고 절차를 법적 보호를 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윗선의 압박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제가 핸드폰이 없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친정에 대한 배신감’이라고 하는데, 제가 죄송하다. 기재부도 저 때문에 지금 안 좋은 상황일 것”이라며 “오히려 제가 죄송하다. 부총리, 차관, 차관보님이 바뀌신 후에 공개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저로 인해서 또 다른 공익신고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신재민이 법적 절차를 밟고 사회적으로 안 좋게 되면 어느 누가 용기를 내겠나”라고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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