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부결될 경우 최소경비로 운영…경제정책·지표에 직격탄…與는 배짱, 野는 발목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팽팽한 기 싸움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전례 없는 '준예산' 사태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여야 협상이 결렬되고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부결돼 '최소 경비'로 정부를 운영하게 될 경우 각종 경제정책과 지표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오전까지 협상의 물꼬를 트지 못해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전날 정세균 국회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들을 불러 이날 예정된 예산안 자동 부의 시점을 하루 늦춘 2일 정오로 미룬 상태다. 2일은 예산안 통과의 법정기일이지만 여야가 이를 다시 무시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준예산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되면서 11월30일까지 여야가 예산안 합의를 이루지 못해도 12월1일에는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되도록 했다. 이는 여야 모두에 압박으로 작용한다. 특히 정부 원안이 통과되면 입법부의 증액ㆍ삭감 권한이 무용지물이 돼 야당에 불리하다.

이때 의장이 여야 합의가 없는 정부 원안을 그대로 표결에 부치게 되면 사태가 심각해진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힘을 합해 예산안을 부결시키면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정부는 새로 예산안을 만들어 다음 회기에 제출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해 연말까지 예산안 통과가 어려워질 경우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준예산은 정부가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최소 경비만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정 의장은 2일 본회의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부의된 정부 원안을 상정하기 않으면서 여야 합의를 종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 모두 준예산 사태에 대한 부담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년도 예산안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당이 안정적 국정 운영을 앞세워 야당에 예산안 통과를 압박하겠지만 야당은 일단 어긴 시간을 지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예산안은 여야 공방 속에 12월 말에 처리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선진화법 도입 전까지 시한을 지킨 건 6번에 불과했다. 2013년도 예산안은 2012년 12월을 넘겨 이듬해 1월1일 새벽에 처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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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이후 12월2일이나 3일 새벽에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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