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세금폭탄]"특별소비세 20%는 이중과세, 美 제소 가능"
전문가 일문일답
"미국 자국 내 투자 활성화 하기 위해 무리수 둬"
"현대차 등 국내 기업, 세금 더 내면 가격 경쟁력 떨어져 불리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다국적 기업에 특별소비세 20%를 부과하는 미국 하원의 세제개편안은 '이중 과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이미 미국 정부에 법인세를 한 번 납부한 상황에서 해외 송금을 이유로 또 한번 고율의 세금을 매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1979년 우리나라와 미국과 맺은 '이중과세방지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다음은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이 설명한 20% 특별소비세 일문일답이다.
-해외 송금 시 20% 세금을 매긴다면 피해 규모는.
▲미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이 국내로 자금을 얼마나 송금하는지는 영업비밀이다. 다만 수출입은행이 미국 해외현지법인 6000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해 20억달러 이상 투자 수익을 냈다. 이 중에서 기업마다 상황에 따라 미국에 재투자하기도 하고 국내로 송금하기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기업들 중 가장 타격을 받을 곳은 어디인가.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서 완성차 공장을 가동해 가장 우려가 클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까지 미국에선 판매법인 위주로 마케팅 활동만 해왔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LG전자는 테네시에 세탁기 공장을 건설 중이라 법안이 통과되면 두 기업도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국내 기업들이 겪을 구체적인 문제점들은.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소비재는 현지화 전략을 많이 쓴다. 공장을 짓고 인력을 고용하는 식이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미국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법안이 통과되면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기업들마다 해외 유보금만 쌓아놓게 돼 원래 미국에 투자했던 취지가 빛이 바래거나 혹은 20% 소비세를 내면서까지 국내로 송금하는 경우엔 그 부담이 다 가격으로 전가될 것이다. 현대자동차만 봐도 미국에서 품질전략보다는 가격과 부가서비스 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 폭탄은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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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소비세가 '이중과세'에 해당되나.
▲기업이 이미 한 번 미국 정부에 법인세를 지불했는데, 해외로 송금한다고 또 세금 내라는 것은 이중과세다. 미국과는 1979년에 '이중 과세 방지 협약'을 맺었다. 만약 저 법이 통과되면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따라 제소까지 번질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미국이고, 수조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어 쉽게 행동에 나서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미국은 왜 무리수를 두는 것인가.
▲해외기업들의 세금 회피를 단속하겠다는 건 표면상의 이유일 뿐이다. 본질적인 건 미국에 투자를 더 하라는 것이다.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연장선상이다. 워낙 매력적인 거대시장이라 이런 문제가 벌어지는 데도 다국적 기업들이 쉽사리 미국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 앞으로 미국은 이렇게 자국 투자를 위한 정책을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다국적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제한할 것이란 점도 분명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 외에도 다양한 투자처를 물색해야 한다. 아예 가격이 올라도 품질 때문에 살 수밖에 없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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