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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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노동정책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예산 지원을 둘러싼 서울시와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해묵은 갈등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시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울본부에 지원하기 위해 올해 서울본부 사무실 건물매입비 34억원, 노동단체 지원금 20억원 등을 예산에 반영했지만, 지원규모에 등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자금이 전액 집행되지 못했다.

우선 민노총 서울본부의 사무실 건물 매입 지원과 관련해 양 측의 의견이 맞서 사업 자체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시는 올해 서울본부의 요구로 3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마포구 아현동 옛 상수도협회 건물을 리모델링, 사무실로 무상 지원할 계획이었다. 현재 입주해 있는 은평구 혁신파크 건물을 비워줘야 되기 때문이다. 관련 법에 지원 규정이 있고 이미 타 노동단체(한국노총 서울본부)에 사무실을 지원해 준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서울본부 측이 당초보다 70억원 가까이 예산이 더 들어가는 2개층 증축을 요구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시 관계자는 "2개층을 증축하려면 내진1등급을 만족시키기 위해 공사비가 훨씬 더 많이 든다. 100억원이면 차라리 새 건물을 하나 더 사는 게 낫다"며 "예산을 못 썼고 내년에 다시 사업을 추진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우봉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서울 지역 각 산별노조 지역 본부들을 입주시키려면 공간이 부족해서 요구했지만 내진 설계 등 문제가 있다고 해서 연기가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례ㆍ법령에 따라 지원되는 노동단체지원금 집행을 두고서도 양측의 의견과 입장이 엇갈린다. 시는 올해 서울본부 지원 예산으로 20억원을 편성했지만 한 푼도 집행하지 못했다. 시는 서울본부가 정부 지원금 수령 여부에 대한 내부의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사업계획서를 10월에야 제출했고 그나마 심의한 결과 채택된 사업이 없어 예산을 주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말자는 쪽과 받아도 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나뉘어져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사무처장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통과돼 협약서까지 체결했지만 시 관계자가 중간에서 시간을 끌어 예산을 쓸 시간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광역 노동권익센터, 25개 자치구별 노동복지센터(현재 9개 설치)의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센터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1년 보궐선거, 2014년 지방선거에서 각각 당선되면서 서울본부와의 정책 협약 또는 공약을 통해 노동자 권리 향상ㆍ복지 증진을 위해 설치하기로 공약한 사업들이다.


이후 시는 위ㆍ수탁 사업 절차에 따라 노동권익센터의 운영권을 공개 입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3년간 운영을 맡겼다. 최근엔 1차 계약 만료 후 심사 결과 기준 점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2년간 계약을 연장한 상태다. 자치구별 노동복지센터들도 각 자치구들이 위ㆍ수탁 사업 시행 규정에 따라 공개 입찰로 운영권자를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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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는 이에 대해 시가 운영권 보장 약속을 어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사무처장은 "애초 박 시장이 우리가 하도록 해주겠다고 했다가 뒤집어 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 관계자는 "위ㆍ수탁 사업 규칙대로 공개 입찰에 붙이는 게 당연하다. 설치를 약속했을 뿐 운영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광역 노동인권센터 예산은 1년에 약 15억~20억원, 자치구별 노동복지센터는 약 3억원 정도 들어가며 소장, 직원 등 수십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다.


한편 서울본부는 지난 28일 오전 "박 시장이 기만적이며 반노동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전형적인 정치인"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취임 후 '노동존중특별시' 정책을 펼치는 등 대표적 '친노동'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서울본부의 성명은 이례적인 것으로 주목받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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