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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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의 동반자살 시도로 극심한 장애를 입게 된 생후 4개월 아이에 대해 보험사가 '보험 수익자인 어머니의 고의로 다친 것'이라며 보험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법원이 이를 무효로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3부(김형훈 부장판사)는 장애를 입은 아이의 아버지가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계약해지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아이의 어머니인 A씨는 2015년 3월, 당시 생후 4개월이었던 딸과 경기도에 있는 한 호수에 뛰어들어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목숨을 잃었지만 아이는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뇌사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수차례 수술 끝에도 폐렴과 발작, 수두증, 패혈증, 무산소성 뇌손상, 난치성 간질 등 극심한 후유증을 얻었다.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아이의 아버지는 A씨가 사망하기 10개월 전 아이 앞으로 들어놓은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이 사고의 원인은 보험수익자인 A씨의 고의에 의한 것"이라며 보험금 중 일부만 지급하고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A씨 남편은 "사고 당시 A씨는 산후우울증을 겪는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상태여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다"며 자살의 '고의'가 없었던 만큼 보험금 지급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령하기 위해 이 사고를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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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A씨는 극심한 우울증을 겪는 상태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던 중 아이를 임신해 완치 진단을 받지 않고 치료를 중단했다"며 "군인인 남편이 장기간 부재한 상황에서 혼자 아이를 돌보게 되면서 정신장애가 심해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아이와 함께 죽음에 이르고자 했고 결국 사망하게 돼 아이가 보험금을 지급받더라도 아무런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게 됐다"며 "사고 당시 보험금 취득 등 부당한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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