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넘어 아세안 개척…'문재인 독트린'
시장 다변화 장기전략 프로젝트
아세안 교역 2000억달러 목표
日 '후쿠다 독트린' 벤치마킹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9일 보고르 대통령궁 테라타이홀에서 열린 양국 MOU 서명식 후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카르타=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청와대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시장 개척을 위한 장기 전략인 '문재인 아세안 독트린'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처럼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 시장인 아세안을 개척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청와대의 이 같은 구상은 아세안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시장 규모도 크지만 일본과 중국에 밀려 한국 기업들이 힘을 못 쓰는 주된 이유가 장기 전략 부재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수출산업 구조를 아세안 시장으로 다변화시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국내 제조업의 수출확대를 모색하겠다는 경제외교 정책의 구상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현철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9일 자카르타 리츠칼튼 호텔에 마련된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문재인 독트린' 구상에 대해 밝혔다.
김 보좌관은 "문 대통령은 내년 봄에 인도를 방문하고, 내년 이맘 때는 아세안(ASEAN)의 또 다른 3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아세안 국가를 방문할 때 마다 각 국가별로 핵심정책을 발표하고 그걸 묶어 '문재인의 아세안 독트린'을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일본과 중국은 기회의 땅인 아세안 시장의 가능성을 알고 미리 움직여 시장을 선점했다"며 "특히 일본은 1977년 '후쿠다 독트린'을 표방하면서 아세안 시장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세안의 전략적인 중요성을 간과했다"며 "(과거에는)대통령이 순방할 때 마다 단발적으로 정책 구상을 발표해 중장기적인 정책도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김 보좌관은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체계(THAAD·사드) 보복을 거치면서 경제적으로는 G2 중심의 외교에 한계가 있다는 걸 정부 당국도, 국민들도 심각하게 인식하게 됐다"며 "안보 외교와는 달리 경제외교는 신(新)남방과 신북방이라는 새로운 번영축을 가지고 판로를 모색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고고도미사일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문재인 독트린' 구상의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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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독트린'은 구체적으로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를 2020년까지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기준 1188억달러(약 131조원)인 대(對)아세안 교역 규모를 4년 사이에 약 2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품교역 중심이었던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기술과 문화예술, 인적 교류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브루나이, 미얀마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아세안 공동체의 인구는 6억3000만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10개국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규모는 약2조5000억 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에 이어 세계 7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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