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땅이 된 北풍계리, 과거 체르노빌과 비교해보니…
6차례 핵실험에 풍계리 산 전체 붕괴 위험…방사능 대재앙 우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북한의 6차 핵실험이 모두 이뤄진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의 방사능 피폭에 대한 주민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 연구단체 사단법인 샌드(구 통일비전연구회)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길주군 출신 탈북자 21명을 심층 면담해 조사한 결과 풍계리와 인근 거주민들은 방사능피폭으로 의심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6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길주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핵실험 시 일반 주민들에게 제대로 일정을 알리지 않으며, 지난 1차(2006년 10월), 2차(2009년 5월) 핵실험 당시 군관 가족만 갱도로 대피시켰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길주군 산부인과 병원에서 항문과 성기가 없는 기형아가 출생했다는 이야기를 길주의 친척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쇄항(무항문증)은 방사능피폭 피해지역 신생아에게 자주 발견되는 증상으로 1950년대 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지역과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인근 지역에서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신생아는 항문 없고, 40대 남성 이가 모두 빠져
항문이 없는 ‘쇄항(무항문증)’은 방사능 피폭지역에서 피해신생아가 자주 발생하는 증상으로, 과거 히로시마 원폭 이후 방사능에 피폭 영향으로 1950년대 히로시마에서 증상을 앓는 신생아가 다수 출생했다는 조산원 간호사의 증언이 있었다. 또 지난 2013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폭 영향으로 태어난 쇄항 신생아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풍계리에 거주했던 탈북작가 김평강씨는 자신의 남편이 핵연구원이었으며 방사능 피폭증상으로 간경화·신장염으로 얼굴이 부어올랐고, 피부가 비늘처럼 벗겨져 욕창이 생겼으며, 불과 마흔의 나이에 이가 다 빠졌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가 빠지는 증상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피폭자들에게서 다수 발병한 증상으로, 구강 점막이 재생되지 않아 입 안이 건조해지다가 이내 치아가 모두 썩거나 빠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피폭의 직접적 원인은 토양과 지하수원이 오염으로 지목됐는데, 길주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길주는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 만탑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한데 모이는 바가지 모양의 지형이며, 이 물이 생활용수로 쓰이고 있어 지역 주민의 방사능피폭이 의심되는 상황. 또 다른 탈북자는 6차 핵실험 직후 길주에 남은 가족과의 통화에서 풍계리 우물이 다 말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하 갱도 붕괴, 핵실험 영향으로 자연지진 발생 이어져
앞서 지난달 31일 일본 아사히TV는 6차 핵실험 일주일 뒤인 9월 10일 풍계리에서 지하 갱도 공사 중 붕괴사고가 발생해 100여명이 갇혔고,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사이 추가 붕괴가 발생해 총 200여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풍계리 만탑산 지하에 지름 60~100m 공동(空洞)이 생긴 것으로 보이며, 위성사진 분석결과 여의도 면적 3배에 이르는 풍계리 인근 땅이 최대 3m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학원 소속 지질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풍계리에서 한 번만 더 핵실험을 하면 산 정상이 붕괴돼 지하 방사능 오염물질이 대기중으로 분출될 것”이라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미국 네바다, 구소련 카자흐스탄 핵실험장의 경우는 핵실험 시 지하 수직으로 내려가서 폭발 시켰지만, 풍계리의 경우 산중턱을 뚫고 갱도를 만들어 진행했기 때문에 핵실험 진행 시 지반의 균열이 점차 확장되며 수반되는 지진의 규모도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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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풍계리를 둘러싼 갱도 붕괴와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우려가 이어지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아사히TV의 보도를 ‘허위보도, 모략보도’로 규정하며 “그 어떤 군사적 위협과 야만적 제재로도 우리의 핵무력 발전을 막을 수 없게 된 미국과 일본 반동들이 우리를 정치·도덕적으로 중상하기 위해 얼마나 비열하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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