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청년희망펀드, 용도 전환해야
정권 교체이후 유명무실…누적기부액 1463억원 활용못하고 예금계좌에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전경진 기자] 잠자고 있는 '청년희망펀드'를 되살려 국가 정책에 맞는 분야에 사용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청년희망펀드를 리모델링,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희망펀드의 지난 20일 현재 누적기부 건수는 13만여건, 누적기부금액은 146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청년희망펀드는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청년인재 채용시 기업에게 주는 지원금, 면접비용 지급, 취업·자격증·창업 사이트 정보 제공 등 일회성 용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80억원만 사용되고, 나머지 돈은 KB국민·하나·우리·IBK기업 등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계좌에서 잠자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들로부터 준조세 형태로 조성한 만큼 정권 교체 이후 유명무실해진 탓이다.
애초 박 전 정부의 청년희망펀드의 도입 취지는 좋았다.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자발적 기부를 받아 자금을 조성했다. 2015년 9월22일 박 전 대통령이 1호로 가입한 뒤 74일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대통령이 기부하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0억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50억원), 구본무 LG 회장(7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60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70억원) 등 주요 총수들이 모두 기부금을 냈다. 금융권에서도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 은행장, 임원들이 펀드 가입 러시에 동참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상당수의 기부자들이 청년희망펀드 가입을 해지하고 있다.
실제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일반인이 기부를 위해 계좌를 개설한 공익신탁의 누적기부약정총액(자동이체가 설정된 향후 추가기부 예정금액)이 지난 20일 현재 3억5549만원이다. 2년 전만 해도 33억원을 넘던 이 금액은 90% 가까이 급감했다. 2015년 9월 출범 첫 달에만 5만개 넘게 모였던 신규계좌 수는 올 들어 고작 4개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청년희망펀드를 청년 창업 등의 용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 정부의 정책 목표에 맞게 새롭게 전환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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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문재인 정부가 87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통해 조성키로 한 '청년창업펀드'와 청년희망펀드가 성격이 비슷한 만큼 잠자고 있는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청년들에게 직장을 만들어 주긴 힘든 규모인 만큼 대신 벤처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투입되는 것이 좋다"며 "현 정부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창업을 독려하고 있어 청년들이 무엇인가 도전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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