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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걸린 4차산업혁명] "10년후, 일본 의존했던 과거 반복할수도"…핵심기술 확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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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계속 지구상에 지배적 위치를 가지며 살아남을 것인가. 사물과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인간은 계속 지구상에 지배적 위치를 가지며 살아남을 것인가. 사물과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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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기하영 기자] "10년 후, 일본 부품에 의존했던 과거 한국 산업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열린 4차산업혁명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던 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와 기업이 4차산업혁명을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핵심 기술 확보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4차산업 원천기술 확보에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지나친 규제, 장기적 전략 부재 등을 꼽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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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4차산업 R&D, 성과주의의 폐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액션플랜은 지나치게 단기적이고 성과중심적이다.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R&D)지원 사업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대부분 3~5년 단위로 지원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다 정부 지원을 받는 기간 중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 수시로 진척사항을 보고해야 하는 서류 작업도 문제다. 한 대학 R&D 지원사업 담당자는 "정부의 지원 기간내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은, 결국 지원 기간 내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들만 정부지원 과제로 제출ㆍ신청하는 모순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는 단순히 제조업 기반의 특허가 아닌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는 특허가 중요해진다"며 "4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산업 간의 협력, 융합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4차업 주도 기업들은 대부분 벤처에서 출발한다. 최소 3~7년 걸리는 R&D 기간 꾸준히 투자하고 지원해주는 벤처 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문화도 문제다. 국내 벤처 창업은 사업화까지 1~2년을 목표로 한다. 대부분의 벤처들이 서비스업에 치중하는 이유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벤처 지원 정책이 대부분 1~2년차 벤처에만 쏠려있다보니 3~7년차 사업은 벤처아이템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벤처회사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는지 하는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한국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형태는 94%가 정책 자금인 반면 창업 5년 후 생존율은 30%에 불과하다. 미국(43%), 유럽(47%) 대비 낮은 숫자인데다가 10년 후 생존률은 더욱 떨어진다는 게 벤처업계의 지적이다.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도 "특허를 보호하지 못하면 창의적인 발명 안 하기 때문에 기술이 성장을 하지 못한다"며 "창업자들을 보호하고 4차 산업 관련 기술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가별 4차산업 관련 특허 출원·등록건수.

▲국가별 4차산업 관련 특허 출원·등록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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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ㆍ자동차 업계 "쓸만한 벤처 없어 해외서 사온다"=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을 인수하거나 관련 특허를 빌려오는 방식으로 4차 산업 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말 음성인식 기술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LG전자 는 음성인식 분야 전문기업인 미국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와 협업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는데도 당장의 기술력 확보가 어렵다보니 해외 기업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에서야 모빌리티와 로봇, 등 신기술과 신사업 등 총괄하는 전략기술연구소를 신설했다.
우리 기업들의 더딘 속도와 달리 4차산업혁명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가고 있다. 산업용 로봇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조6430억원에서 2022년 22조9310억원 규모로 매년 8%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스마트 센서 시장 규모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0년 65조원에서 작년 130조원으로 연평균 11%의 고속 성장 중이다. 오는 2021는에는 220조원으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2015년 219조원)에서 322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인공지능분야에선 NIPS라는 학술대회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정부나 대학이 연구 과제 선정이나 업적 평가에 있어서 이 저널을 평가기준에 넣고 있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틀에 박힌 평가 기준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4차산업혁명의 성공적인 진화를 위해서는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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