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임명 이달도 물건너가나…출범 80일

새 정부 상징부처 신설됐지만…후보자 물색 난항에 국감겹쳐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출범 80일. 새 정부의 상징부처임에도 중기부 장관 인선 작업이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의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이 지연되면서 초대 중기부 장관 임명은 이달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기업인'과 '상징성' 키워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인선 작업이 더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중소벤처업계와 청와대 등에 따르면 중기부 장관 인선을 위해 현재 복수의 인사들이 검증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적합한 후보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12일부터 2017년도 국정감사가 시작돼 이달 말까지 열릴 예정이고, 인사검증 및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할 때 장관 임명은 다음 달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의 다양한 정책들이 새로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서 장관 임명이 너무 지연돼 중기부가 타 부처들에 앞서 그 위상과 역할을 치고 나갈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것을 보면 (청와대가) 성공한 기업인 출신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하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공한 기업인 중에 그 누가 중기부 장관을 맡으려고 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그동안 성공한 기업인들 가운데 후보자를 발탁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고위 공직자의 업무 관련 기업 주식 보유를 금지하고 있는 공직자주식백지신탁 제도 등의 이유로 고사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지난달 15일 자진사퇴한 박성진 포스텍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청와대 인선 작업 과정에서 27번째 후보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자 낙마 이후 기존 장관 인선 하마평에 올랐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ㆍ윤호중 의원, 한정화 한양대 교수(전 중소기업청장) 등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는 오는 16일 열릴 출범 첫 국감을 장관 없이 치르게 됐다. 최수규 중기부 차관 체제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감을 준비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감 업무보고 자료 준비는 끝냈고 산자위 요구자료에 대한 부분도 마무리 중"이라며 "지난해 국감 지적사항과 새 정부 국정과제, 최근 중소벤처ㆍ소상공인 관련 이슈 등을 꼼꼼하게 챙기면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 부재로 보고자료가 부족했다던지, 기강이 해이해졌다던지 하는 얘기나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특별히 더 신경써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부 국감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대책 여부, 불공정행위 근절ㆍ기술보호 등에 대한 정책 수행, 복합쇼핑몰 문제 등에 대한 이슈와 질문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