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 상대성 이론을 완성했고 1년 뒤 빛의 속도로 전달되는 중력파를 예측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중력파를 직접 관측하는 실험은 1960년대 시작됐다. 매릴랜드 대학의 조지프 웨버는 막대 모양의 중력파 검출기를 제작해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실제 1969년 미국 상대론학회에서 중력파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했고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몇 년 뒤 웨버의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실험 측면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새로운 방법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었다. MIT의 라이너 바이스 박사는 1974년부터 레이저 간섭계를 바탕으로 한 중력파 검출기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레이저 간섭계가 가지는 잡음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수행해,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수 킬로미터 정도의 크기를 가지는 레이저 간섭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울러 저명한 과학자인 칼텍의 킵 손 교수를 설득하여 같은 편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1979년 미국 과학재단은 칼텍과 MIT에게 레이저 간섭계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시작했고 1984년 LIGO를 개발하는 연구를 승인했다.
이번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에 포함된 배리 배리시 박사는 LIGO 개발 초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애초 노벨상 후보자로 꼽힌 사람 중 하나는 로널드 드레버였다. 드레버는 1979년부터 1994년까지 칼텍에 근무하면서 LIGO가 현재의 감도에 이를 수 있게 해 준 여러 아이디어들을 제공했다고 한다. 불행히도 그는 지난 3월 타계해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아마도 중성자별의 충돌에 의한 중력파도 곧 발견될 것이다. 블랙홀과 달리 중성자별이 충돌하면 중력파가 나온 직후 감마선을 비롯해 다양한 파장의 빛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중력파와 광학 관측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감마선 폭발 현상도 규명될 것이다.
앞으로 중력파가 인류의 지식 증진에 얼마나 기여할지 모른다. 다만 새로운 관측 수단이 생길 때마다 인간의 우주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중력파의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