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겉도는 정·재계 간담회]기업 '내우외환' 벼랑끝…정부는 생색내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산업통사자원부는 1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업계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산업통사자원부는 1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업계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원다라 기자]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평택 반도체 단지 제품 출하식 당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 증설 등에 2021년까지 37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5년에 총 46조원을 2024년까지 총 3개 반도체 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약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M14 라인을 신설했고 M15 라인 공사를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7월 약 15조원을 국내 OLED 생산 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투자된 금액을 제외하면 산업부가 18일 발표한 52조원의 '통 큰 투자'는 실상 이미 업계가 스스로 필요하다고 판단해 집행하고 있는 투자 금액에 불과하다. 이처럼 정부가 민간 기업들의 투자 행보에 숟가락을 얹으며 생색내기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정작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안 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정부-반도체ㆍ디스플레이업계 첫 만남, 여전한 내우(內憂)=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정부는 적극적 투자와 대ㆍ중소기업 상생을 요청했고, 기업들은 시급한 인력 부족 문제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반도체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인력이 계속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다"면서 "국가의 연구개발(R&D) 지원이라든지 반도체와 관련된 연구 프로젝트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했던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간담회 직후 "애로사항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고,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좀 했는데…"라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할 말을 주고받은 것처럼 비치지만 업계는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불거진 문제였던 만큼 정부가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R&D와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의 정부 입장만 전달돼 기업들은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상황, 외환(外患)= 정부의 미성숙한 협상 전략이 기업에 피해를 가중시키는 것도 문제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과 관련해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우리 기업들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은 생사의 위기에 놓여 있다. 현대기아차의 8월 중국 판매량은 총 7만6010대로 지난해 같은 달(12만4116대)보다 38.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5만3008대로 지난해 8월(8만2025대)보다 35.4% 감소했고 기아차도 같은 기간 4만2091대에서 2만3002대로 45.4% 줄었다.

하락세는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3월 전년 대비 52.2% 감소를 시작으로 4월(-65.1%), 5월(-65.1%), 6월(-63%), 7월(-36.7%) 줄줄이 내리막이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누적 판매량(57만6974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3496대)보다 44.7% 적은 상태다.

이마트는 중국 진출 20년 만에 철수할 계획을 세웠다. 뤼훙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중국 내 점포 5곳을 태국 그룹에 매각하고 중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올해만 두 차례 중국 롯데마트에 자금을 투입한 롯데그룹 역시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롯데마트를 완전히 정리하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현지 법인도 다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ㆍ시민단체 눈치 보는 데 급급, 자중지란(自中之亂)= 재계는 물론 정치권, 금융권 모두 노조와 시민단체 눈치를 보느라 급급하고 있는 현 상황은 자중지란을 방불케 한다.

삼성전자 전ㆍ현직 임원들의 재판서도 승계와 관련해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문제들이 주요 정황증거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은 그간 "시민단체들은 정치 편향적이다"며 거리를 두려 했던 기업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사법부에서도 통상임금 소송 등에서 노조, 시민단체들의 손을 연이어 들고 있다. 정부가 주요 요직의 인선 때마다 시민단체와 노조의 눈치를 보다 보니 이 같은 기류가 금융권 등에 전이됐고 결국 재계 대다수 기업 역시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 화합을 이루기 위해선 정부 차원에서 노조뿐만 아니라 재계 입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데 현 상황은 노조와 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의 의견들만 대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피력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국내이슈

  •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해외이슈

  •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포토PICK

  •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