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에서 학교폭력 도움청하는 부모들
늘어나는 학교폭력을 학교 안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를 믿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학교 밖에서 도움을 청하고 있다. 전문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고 불법 심부름센터에 해결을 의뢰하는 등 아이들의 싸움이 점차 어른들 간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피해·가해 학생 측 부모가 교육청 등에 재심을 청구한 건수는 2013년 764건에서 지난해 1299건으로 크게 늘었다. 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교육청 별 학폭위 처분 관련 소송 현황'을 보면 학교 등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은 2012년 50건에서 2015년 109건으로 3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더 이상 학교 측에 도움을 구하지 않고 변호사 등을 통해 밖에서 해결책을 찾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는 "관련 사건은 최근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의뢰한 부모 측이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학폭위에 참석해 위원들을 설득하거나 의견서를 써준다"고 했다.
일부는 학교폭력을 해결해준다는 불법 심부름센터에 의뢰를 맡기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교내 주변에선 "300만원을 주면 학교폭력을 해결해주겠다"는 전단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학교폭력 심부름센터'를 검색하면 나오는 곳만 수십 군데에 이른다.
디지털뉴스본부 최희영 기자 nv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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