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한달만에…]재건축 끗발… '심의'에 달렸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8·2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기존 주택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거래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주택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 통계에서는 대책 발표 직후인 4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37%로 둔화된 이후 11일 0.07%, 18일 0.03%, 25일 0.03%로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투자 심리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값은 3주 연속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7개월 만인 11일 조사 때 0.25% 떨어졌다.
다만 18일 -0.16%, 25일 -0.03%로 낙폭이 차츰 줄고 있다. 고점 대비 수천만원에서 1억~2억원씩 떨어진 일부 '급급매'가 팔린 후 일단 추가 하락세는 진정되는 모양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의 중장기 실효성이 서울시 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까지 얼어붙게 만든 상황에서 서울시 재건축 심의가 시장을 움직일 유일한 변수로 떠올라서다. 실제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초고층 재건축을 준비하는 사업지들의 경우 심의를 전후로 매매 문의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심의가 또다시 연기된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거래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한때 기대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8·2 대책 직후 1억원 넘게 떨어졌던 잠실주공 5단지 103㎡(전용)는 최근들어 매물이 15억원대에 다시 등장했고 16억원대 붕괴가 예상됐던 110㎡ 물량도 집주인들이 급매를 거둬들이며 방어에 성공했다.
은마아파트 역시 서울시 심의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8·2대책에다 서울시 도계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거래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 이달들어 거래된 것도 95㎡가 지난 11일 평균가인 12억5000만원에 거래된 게 유일하다. 인근 A공인 대표는 "대책 후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건축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할 경우 거래가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며 "매매를 대기 중인 집주인들 대부분 오랜 심의 과정에 지친 상태지만 그래도 새로운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8·2대책에 맞춰 서울시 정비사업 심의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규제에다 서울시 심의까지 장기화될 경우 거래절벽이 더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반면 은마아파트와 같이 서울시 규제에 반하는 사업지에 대한 강공책은 계속 유지돼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좁은 대지면적과 수익성을 감안하면 49층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은마아파트가 입지한 학여울역 일대가 아파트 단지와 양재천으로 인해 주변과 단절돼 있는 주거지역인 만큼 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의 예외 적용을 두지 않겠다고 나섰다. 중심지 범역에 포함되지 않는 주거생활 중심의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35층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근거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은마아파트의 경우 서울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부정적인 요인은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시장의 경우 서울시 정비 심의에 따라 호가 변동폭이 큰 만큼 8·2대책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거래절벽이 장기화될 경우 수요가 적체돼 가격 등락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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