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아이스하키팀 평화 깬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성사땐 일부 출전 불가능, 경기력으로 선발하면 한국선수들만 주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새러 머리 감독(29ㆍ캐나다)은 최근 평창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이 나갈지 모른다는 소식에 어리둥절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2)은 지난 20일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이게 무슨 소린가' 싶다.
김정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장은 "우리 협회도 뉴스를 통해 남북단일팀과 관련된 내용을 접했을 뿐이다. 정부차원에서 어떻게 준비하라는 지침이나 명령, 문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머리 감독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머리 감독은 8월 프랑스(세계 12위), 스위스(세계 6위)와의 국내 평가전에 이어 9월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대표팀의 경기력을 강하게 만들 참이었다. 하지만 남북단일팀이라는 변수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대표팀 분위기는 엉망이 됐다. 그동안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 일부가 기회를 박탈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단일팀 아이디어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몇몇 선수는 "우리는 올림픽에 가지 못한다"는 불안과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우리는 '콩글리시(한국식 영어발음)'로 대화해도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뛴다"고 한 머리 감독의 '팀 정신'도 근본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은 머리 감독이 처음 맡은 성인팀이다. 그는 미국 미네소타에서 20세이하 팀을 가르치다 2014년 9월 백지선 남자대표팀 감독(50)의 제의를 받고 한국에 왔다. 훈련장 밖에서도 대표 선수들과 교감하고 싶어 한국어 학원에 등록해 공부할 만큼 열성적이었다. 그의 노력은 올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준우승,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 A(4부) 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남북단일팀은 결심만 한다고 덜컥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선 IIHF, 한국을 제외한 올림픽 참가국 일곱 팀의 동의가 필요하다. 코치진이 어떻게 구성될지 알 수 없어 머리 감독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문체부는 "여자아이스하키 올림픽 출전 엔트리를 스물세 명에서 마흔 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IOC에 제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남북단일팀의 경기력이 대한민국 대표팀보다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솔길 SBS스포츠해설위원(49)은 "한국 스무 명, 북한 스무 명으로 팀을 짜야 할텐데 우리 선수 세 명이 탈락한다는 뜻"이라면서 "북한은 최근 경제 사정이 나빠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력을 기준으로 주전선수를 뽑으면 단일팀을 만들어도 우리 선수들만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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