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없어진 후 45% 세율 부과
경제 위기로 탈세 조사 늘어나기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리오넬 메시(30ㆍFC바르셀로나)에 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ㆍ레알 마드리드)까지. 축구 스타들이 탈세 스캔들에 차례로 얽혔다.
스페인 대법원은 지난달 25일(한국시간) 탈세 혐의로 메시에게 징역 21개월, 집행유예 21개월을 선고했다. 호날두도 수사 대상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지방법원이 그의 탈세 혐의를 조사하고 오는 30일 재판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베컴법'은 지난 2003년 스페인 정부가 외국 기업의 투자를 돕기 위해 만들었다. 자국 사업자는 수입의 43%를 세금으로 내는 데 반해 외국인 사업자는 25%만 세금으로 내도록 했다. 세법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축구선수들도 25%를 냈다. 영국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42)은 2003년 6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하면서 축구선수로는 이 법의 첫 수혜자가 됐다. '베컴법'이라는 용어가 여기서 나왔다.
스페인으로 이적한 선수들은 베컴법의 보호 아래 고액 연봉을 받았다. 호날두도 지난 2009년 맨유에서 레알로 이적하면서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베컴법은 2014년 12월 폐지됐다. 2012년 불어닥친 스페인의 경제 위기에 2016년 세제 개편과 탈세 조사가 잇따랐다. 이적한 축구 선수들도 2014년부터 스페인 국민과 똑같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내놓은 스페인 소득계층 구간별 조세율 자료에 따르면 20일 현재 스페인 축구선수들은 수입의 45%를 세금으로 낸다.
호날두는 30일 안에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납부하거나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호날두의 변호인단은 "이는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탈세를 인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호날두는 지난 16일 "스페인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벌써 파리 셍제르망(프랑스), 맨유 등에서 그를 영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날두가 이적한다면 세금을 적게 내는 팀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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