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CEO' 2인의 불붙은 자존심 전쟁…'하이트' 잡겠단 이재혁 vs '클라우드' 겨냥한 김인규
"수입맥주에 뺏길 수 없어" 공통된 위기감 팽배…신제품으로 정면 도전
롯데 '피츠 슈퍼클리어', 하이트와 카스로 양분된 영업용 시장 노려
하이트 '필라이트', 가성비 내세워 '수입맥주·클라우드와 경쟁 본격화'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맥주시장을 이끌고 있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과 이재혁 롯데 부회장(식품BU장)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해 자존심을 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들이 올해 들어 신제품을 선보인 이유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맥주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가운데 수입맥주에 대한 공통된 위기감에서다. 다만 김 사장이 '가정용'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나선 반면 이 부회장은 '영업용'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즉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신제품 '필라이트'는 롯데주류의 첫 맥주 '클라우드'와 경쟁이 불가피하고, 롯데주류가 선보인 신제품 '피츠 슈퍼클리어'는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와의 정면 승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양사의 신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목표한 시장점유율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성비' 내세운 필라이트, 초기 성공 '고무적'= 김 사장이 들고 나온 신제품은 '가성비'로 무장한 '필라이트'다. 롯데보다 먼저 신제품을 선보인 김 시장은 일단 필라이트가 성공적인 걸음을 떼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4월 말 출시된 필라이트는 20일만에 초기 물량으로 준비된 6만 상자가 완판됐다. 1상자에 24캔이 들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44만캔이 판매된 것이다. 355㎖캔 출고가(717원)로만 따지면 20일간 10억3200만원을 번 셈이다.
이는 최근 2015년부터 맥주 부문 매출 감소로 고민에 빠졌던 하이트진로에게는 '가뭄 끝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나 다름없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매출은 2014년 7833억원에서 2015년 8006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2016년 매출은 7667억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필라이트는 맥주 맛과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기존 국산 맥주는 물론 수입 맥주보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손꼽힌다. 355㎖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 용량 기존 맥주대비 40%이상 저렴하다.
필라이트의 과제는 수입맥주와 클라우드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에 밀려 국산맥주의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 필라이트가 극복해야할 과제이며, 또 국산맥주로 가정용 맥주 시장에 안착한 클라우드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필라이트가 '혼술족'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젊은층'에게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음식점과 유흥업소보다 편의점과 마트 등 가정용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판관비와 영업비용 등으로 수입맥주가 취약점을 보이고 있는 업소용 시장은 최근 새롭게 리뉴얼 한 '하이트'로 대응하는 것과 동시에 필라이트의 높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시행할 방침이다.
◆피츠, 하이트와 카스의 틈바구니 파고든다= 롯데주류는 오는 6월1일 '피츠'를 출시한다. 시장 타깃은 전체 맥주시장에서 65%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음식점, 유흥업소 등에 판매되는 업소용 맥주시장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롯데맥주의 첫 맥주 클라우드를 통해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카스나 하이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소맥(소주+맥주)'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받으면서 영업용 시장에서는 외면 받았다.
이에 대중적인 맛으로 무장한 신제품 피츠를 선보이게 된 것. 이 부회장은 24일 오전 11시 잠실롯데호텔 클라우드 비어스테이션에서 피츠를 공개하며 "피츠는 국산 맥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는 한국맥주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이야기되는 '싱겁고 개성 없는 맛'을 해결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맥주 발효 시 온도 관리를 일정하고 견고하게 유지하지 못하거나 좋은 원료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이미(異味)' 일명 잡미를 없애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고발효 효모 '수퍼 이스트(Super Yeast)'를 사용해 발효도를 90%까지 끌어올려(일반 맥주 발효도 80 ~85%) 잔당을 최소화한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여기에 맥아는 햇보리를 사용하고 호프는 신선한 향이 특징인 유럽산 헤라클레스 홉을 사용했다.
공법은 클라우드와 동일한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공법을 적용했다. 알코올 도수는 4.5% 라거로, 클라우드(5%)에 비해 낮다.
이 부회장은 "클라우드는 술 자체를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며, 피츠는 클라우드보다 라이트하기 때문에 함께할때 어울린다"며 "클라우드가 개인용이라고 하면 피츠는 단체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업용 맥주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클라우드는 가정용 맥주시장에는 자리를 잡았지만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와 오비맥주의 '카스'가 양분한 영업용 시장에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피츠의 올해 매출 목표는 700억원이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 매출인 900억원을 합쳐 맥주 부문에서 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피츠 매출만 1500억원 가량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피츠의 출시로 롯데그룹 맥주사업의 1단계가 완성됐다"며 "3년 내 손익분기점 달성을 기대하고 있고, 맥주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체별 맥주 매출액은 1위 오비맥주가 2014년 1조4203억원에 이어 2015년 1조3691억원, 지난해 1조4291억원을 기록했다. 2위 하이트진로는 같은 기간 6771억원에서 6968억원, 지난해 5812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롯데주류는 442억원에서 933억원, 909억원을 기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