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으면 뭐해 포장이 별로인데…첨단이거나·부피 줄여 착하거나
패키징도 경쟁력…식음료업계, 차별화한 포장 기술로 ‘승부수’
용기 경량화와 인체공학적 패키지 디자인 눈길
제과업계에서는 부피 줄인 착한 포장이 사랑 받아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식음료·제과 업계가 포장 기술(패키징)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맛과 선도 유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식품 포장은 시대의 필요성에 맞춰 발전을 거듭해왔다. 최근에는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패키징이 제품 특성을 표현하고 경쟁력을 결정 짓는 주요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관련 업체에서는 단순 제품 보호를 넘어서 환경을 생각하거나 1인 가구의 편리성을 강화하는 등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패키징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제과업계에서는 ‘질소과자’로 불리며 과대포장에 대한 비난을 받아왔던 만큼 제품 양을 늘리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포장 부피를 줄이는 등 ‘착한 포장’에 집중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식음료업계, 패키징 경쟁력이 ‘신선함·편리함’ 좌우…환경보호는 '덤'= 하이트진로음료는 먹는샘물 ‘석수’의 용기 경량화를 통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의 주범인 탄소 배출 저감에 동참하고 있다.
2013년 환경부와 생수병 경량화 실천협약을 맺은 뒤 그 다음해 4월 페트 용기의 중량을 30% 가량 줄이고 병마개 또한 숏캡을 적용한 것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이러한 용기 경량화로 기존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30% 가량 줄이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수의 휴대성이 중요해지면서 한 손에 쉽게 쥘 수 있는 인체공학적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해 일상 생활에서의 편의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편의점 이마트 위드미는 최근 밥 없이 반찬으로만 구성된 ‘따로밥 도시락’을 출시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밥의 종류와 용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반찬으로만 구성된 새로운 콘셉트의 도시락으로, 제품 용기는 디자인특허와 실용신안을 추진 중에 있다.
업체는 이번 도시락 출시가 버려지는 밥 폐기량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위드미에서 유통기한 만료로 인해 하루에 버려지는 밥 폐기량이 한 점포 당 약 1개로, 전체 점포의 밥 폐기량만 0.42t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 ‘햇반 컵반’은 최근 포장 기술의 독창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아 ‘실용신안’을 취득했다.
국내 전체 가정간편식 시장이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독자적인 컵 용기로 ‘밥의 맛’을 살리는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2015년 4월 첫 출시된 햇반 컵반은 기존 제품과 달리 종이컵 모양의 용기에 즉석밥(햇반)을 결합해 포장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별도의 뚜껑이나 종이 포장 없이 햇반이 뚜껑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원통형 컵용기를 그릇처럼 활용해 조리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가 별도로 제품을 덜어 먹을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간 건강을 돕는 액상과 정제를 한번에 섭취할 수 있는 발효유도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쿠퍼스 프리미엄’은 액상과 정제를 따로 휴대go 섭취할 필요가 없는 국내 최초 이중캡 적용 간(肝)건강 기능성 발효유다.
‘쿠퍼스 프리미엄’이 간에 대한 두 가지 기능성을 갖출 수 있게 된 비결은 뚜껑에 적용된 이중캡 때문이다. 특허 받은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헛개나무 액상과 밀크씨슬 정제의 분리 저장 및 음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질소과자’ 오명 벗자…제과업계에 부는 착한포장 바람= 제과업계에서는 지난 몇년간 ‘착한 포장’이 트렌드다. 패키지 리뉴얼을 통해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제품 양을 늘리고 포장 부피를 줄이는 이른바 ‘착한 포장’이다.
오리온은 2014년 11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제과업계 최초로 제품 포장의 전반적인 혁신을 선언하고 21개 제품 포장재의 빈공간 비율을 낮추고 크기를 줄이는 1차 포장재 개선을 완료했다.
지난해 3월에는 필름 포장재에 들어가는 잉크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2차 포장재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22개 제품을 대상으로 디자인을 단순화시켜 인쇄도수를 낮췄다. 246종에 달하던 잉크 종류도 178종으로 줄이는 등 연간 약 88톤의 잉크를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오리온은 2015년 12월9일에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 세 번째로 인체에 무해한 포장재를 개발하는 ‘그린포장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오리온은 포장재 인쇄와 접착에 쓰이는 유해화학물질을 친환경·친인체 물질로 대체하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오리온의 ‘착한 포장 프로젝트’는 ‘매출증대’와 ‘이미지 제고’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이에 롯데제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 다른 제과업체도 오리온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테제과는 구운 인절미, 구운 양파 등 5개 제품의 양을 20~25% 증량했고 롯데제과는 꼬깔콘, 찰떡파이 등 포장의 질소량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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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계속 지속될 것”이라며 “소비자 니즈와 맞물려 착한 포장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제과업계가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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