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활성화 대책에도 올해 '리츠' 상장 0건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정부가 '공모ㆍ상장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섰지만 올해 상장한 리츠는 '0'건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이(E)리츠코크렙'도 모든 절차를 잠정 보류했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리츠코크렙의 상장 심사를 연기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 리테일이 보유한 뉴코아아울렛 3개점(야탑ㆍ일산 ㆍ평촌점)을 자산으로 편입한 공모 배당 리츠다. 아울렛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연 6~7%를 배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모 규모는 80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당초 목표대로라면 지난달 상장을 마무리했어야 하지만 '최대주주 상장 연기'라는 악재가 터졌다. 최대주주인 이랜드리테일이 상장을 연기하면서 이리츠코크렙도 상장시계가 덩달아 멈췄다.
거래소 관계자는 "리츠 수익 100%를 전담할 임차인이자 리츠 대주주인 이랜드리테일과 별개로 볼 수 없다"면서 "이랜드 재무개선 작업 상황을 보고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반 국민에게 건전한 부동산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01년 리츠제도를 도입했다. 리츠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기관 투자가를 중심으로 한 사모리츠 위주로 편향돼 일반 투자자는 접근하기 어려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설립ㆍ운영 중인 리츠는 총 172개로, 자산규모는 22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새롭게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는 총 59개다. 상장에 성공한 리츠는 '모두투어리츠' 단 1건이었다.
상장 리츠가 늘지 않는 이유는 상장 문턱이 높은데다 연속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람코 자산신탁 관계자는 "정부가 상장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지만 상장 절차가 여전히 까다롭다"면서 "상장 예비심사 기간도 5~6개월로 긴데다 상장하려면 매출액 70억원 이상을 갖춰야 하는데 자본을 동원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막상 증시에 발을 들여도 단기간 상장폐지돼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지금까지 유가증권시장에 17개의 리츠가 상장됐지만, 현재 남은 종목은 모두투어리츠ㆍ케이탑리츠ㆍ트러스제7호ㆍ에이리츠 등 4개다. 3분의 2 이상이 자산매각 시점이 되면 상장폐지됐다. 기존 설립된 리츠는 '1물 1리츠'가 대부분이어서다.
배임ㆍ횡령, 시가총액미달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된 종목도 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상장리츠를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한 모두투어리츠 주가는 공모가(6000원)보다 25% 낮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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