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3번 있었다. 처음 만난 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2월 중순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아시아경제 정치부가 기획한 ‘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의 첫 인터뷰이(interviewee)가 문 대통령이었다. 당시 그는 30% 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었다. 당시 여야 대선주자들에게 모두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인터뷰에 응했다.


4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대선 후보 인터뷰를 위해 한 번 더 만났다.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을 때였다. 마음이 바쁠 법도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틀 동안 다른 일정은 잡지 않고 인터뷰를 신청한 30여개 언론사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인터뷰 했다. “대통령 후보 인터뷰가 5년에 한번인 만큼 골고루 기회를 줘야 한다”는 선대위 공보단의 건의를 문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유력매체나 평소 자신에 우호적인 매체하고만 선별적으로 인터뷰를 한 안 후보와 비교되면서 문 대통령은 기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에 본 건 지난 주말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맞은 첫 주말에 대선 때 자신을 취재했던 ‘마크맨’들과 함께 북악산 산행을 했는데 나도 같이 있었다. 두 번의 인터뷰는 모두 3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3번째 만났을 때는 2시간의 산행과 이어진 오찬까지 3시간 가까이 문 대통령과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하게 이야기했던 인터뷰 때와 달리 산행 때는 편하게 이야기를 했다. 선거가 끝난 데다 문 대통령이 좋아하는 산행을 하면서 오가는 대화여서 부담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보도를 전제로 만나는 인터뷰와 달리 산행 때 대통령과 주고받은 대화는 ‘오프더 레코드(비보도)’를 하기로 한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기자단과 청와대가 그렇게 약속해 이 칼럼에서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쓸 수가 없다.) 2시간 산행을 한 뒤에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AD

문 대통령 취임과 함께 나도 청와대를 출입하게 돼 앞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을 것이다. 첫 인터뷰부터 3번째 볼 때까지 불과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만날 때 마다 문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환경은 많이 달랐다. 앞으로 만날 때는 상황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알 수 없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을 것이고, 지지율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것이다.


지금은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과 파격적이고 신선한 인사에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길지는 않을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되풀이됐던 익숙한 모습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로서 바람은 정권이 어렵고 힘들 때 일수록 대통령과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비단 출입기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한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