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무재조정 협상 평행선…산은, 국민연금 제안 거절…시장은 사실상 '사전회생계획안' 대비

[벼랑 끝 대우조선]"택일하라" 산은의 최후통첩…국민연금 선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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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강구귀 기자] "양보할 여지가 없다"(KDB산업은행) VS "추가 감자, 출자전환 가격 조정 등을 더 내놔라"(국민연금공단).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협상을 놓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벼랑끝 대치 상태다.

산은은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에 더이상 양보할 여지가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에 맞서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에서 논의는 해보겠지만 아직 일정은 없다"며 장고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기관의 양보 없는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선 사실상 'P플랜(Pre-packaged Planㆍ사전회생계획안제도)' 대비에 들어갔다.

정용석(가운데) KDB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이 10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정용석(가운데) KDB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이 10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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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압박하는 산은 = 산은은 국민연금에 '자율적 구조조정'과 'P플랜(Pre-packaged Planㆍ사전회생계획안제도)' 중 양자택일 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이미 산은은 국민연금 측에 한국수출입은행의 영구채 금리를 3%에서 1%로 낮추고, 우선상환권을 만기 연장 회사채에 부여한다는 제안을 마지막 카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0일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추진방안 설명회에서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 수은 영구채 금리 인하, 회사채 투자자들에 우선상환권 부여"라며 "(국민연금의 요구 등) 전체적인 채무재조정 방안을 조정하면 중심이 흔들린다. 그것은 맞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청산시 오히려 국민연금이 더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입장까지 표명했다. 채무재조정에 반대할 경우 회사채ㆍCP(기업어음) 투자자들은 1조5000억원 중 1조4011억원의 손실을 입어 회수율이 6.6%(989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P플랜시 예상되는 회수율도 10%(1500억원)라고 했다. 이는 자율적 구조조정시 회수율 50%(7500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용석 산은 구조조정 담당 부행장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은 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은, 수은이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해 이익을 취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 중 어느 한 회차라도 부결되면 21일 께 P플랜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대안은 = 산은의 최후 통첩에 대한 결정을 쉽게 할 수 없다는 게 국민연금의 공식 입장이다. 산은은 국민연금의 요구사안인 ▲4월 회사채 우선상환 ▲회사채 원금의 일부 상환 또는 상환 보증▲출자전환 비율과 전환 가액 조정 등을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국민연금은 당초 10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고 11일까지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한 일정을 미뤘다. 국민연금이 12~14일까지 투자위원회 개최를 늦춘 것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산은이)투자자에 대한 보호없이 무조건 채무재조정에 응하라는 것은 앞으로 회사채 관련 금융당국, 산업전망 등에 불신을 주는 행위"라며 산은 등 금융당국에 적대감을 표명했다.


◆기관투자자도 부정적 기류 = 다른 기관투자자 역시 부정적인 입장이다. 산은이 전날 설명회에서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분석ㆍ가정수치를 여전히 못 믿겠다는 것이다. 산은은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의 지난해 9월 기준에 근거해 대우조선의 신규수주 전망이 ▲2017년 20억달러▲2018년 54억달러▲2019~2021년 72억~79억달러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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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클락슨이 발표한 '2017~2029년 조선 발주 전망'보고서를 보면 내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9월 전망치(2950만 CGT)보다 13.2% 줄어든 2560만CGT에 불과하다. 산은이 제시한 클락슨 자료가 실제 클락슨이 발표한 자료와 차이가 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은이 오는 2019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개선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는데, 근거가 불확실하다"며 "산은이 핵심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어, 채무재조정에 응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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