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친박당 회귀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주말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는 이인제ㆍ김문수 전 의원 등 당내 대권주자들과 조원진ㆍ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어 원유철 의원 등 다른 대권주자들도 "기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참석하겠다"며 동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당 비대위원이자 대선 경선주자인 김 전 의원은 오히려 "박 대통령이 사적으로 이익을 취한 적이 없는 만큼 탄핵심판도 기각돼야 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박 대통령을 가리켜 "내가 아는 (전ㆍ현직) 국회의원 중 가장 청렴한 분"이라고 지칭해, 지난해 말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을 때와는 상반된 모습을 내비쳤다.
이 같은 새누리당의 달라진 목소리는 '벚꽃대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급해진 당 안팎의 정치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 무려 9명 가까운 대선주자들이 거론되지만, 존재감이 부각되는 후보가 없는 만큼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내놓은 노림수란 분석이다.
박 대통령 탈당에 무게를 두던 당 지도부의 태도도 최근 선회했다. 지난달 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박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이날 오전 당 고위 관계자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우리는) 지금 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입장인데 누가 악의적으로 퍼뜨린 것 같다. 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이건 오래전 얘기"라고 전했다.
당 개혁을 위해 영입된 인 비대위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분위기가 벌써 느슨해진 것 같다”며 “고삐를 바짝 조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는 개혁의 피로감, 이제는 화합하자는 등 당내 분위기를 보고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인 비대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 “(태극기 집회 참석은) “스스로의 정치적 결단이고 국민들 지지를 어떻게 해서든 받아야하니, 대권후보는 더 말할 것도 없다”며 두둔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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