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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소비심리 '최악'…설 선물세트 '떨이'해도 쌓이는 재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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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정국 혼란·청탁금지법 동시다발 악재에 유통街 매출 직격탄

일산의 한 창고형 할인매장 내 선물세트 특설 행사장. 한산한 행사장에 직원들만 서 있다.

일산의 한 창고형 할인매장 내 선물세트 특설 행사장. 한산한 행사장에 직원들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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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8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유통업체 매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체감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대목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2월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사전 예약 판매 포함)이 지난해 같은 기간(설 직전 일수 기준)보다 1.4% 줄었다. 현대백화점의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12월26일부터 지난 22일 기준 설 선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나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신세계의 설 선물 매출은 1년 전보다 2.2% '찔끔' 늘었다.
일반적으로 설ㆍ추석 선물세트는 해당 월 백화점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아직 설까지 며칠 더 남아 있다고 해도 백화점의 '1월 장사'는 사실상 죽을 쑨 것이라는 평가다.

백화점에서 지난해 추석까지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와인과 견과류 등 소수 품목이었다. 지난해 9월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명절인 이번 설을 앞두고는 5만원 이하 선물이 대다수를 차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만원 이하 가격대의 선물세트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60% 늘렸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점 판매점원은 "2만~3만원대 세트가 가장 잘 팔린다"며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청탁금지법까지 시행되면서 (비싼) 선물의 기준이 5만원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마트의 지난해 12월8일부터 이달 21일까지 45일간 설 선물 매출(사전 예약 포함)은 1년 전 설을 일주일 앞둔 45일 간 매출보다 3.2%나 적었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12월5일부터 이달 21일까지 42일의 설 선물 매출은 줄지는 않았지만 불과 1.2% 증가에 그쳤다.
이마트 경기 일산점의 한 점원은 "요즘은 온라인 구매도 많아 명절 선물세트 매장 문의 고객이 예전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고 전했다. 인근에 위치한 롯데 빅마켓 점원은 "구매자가 별로 없어서 설 선물 5개 세트를 산 고객을 위해 지하 주차장까지 물건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백화점의 참조기 설 선물세트. 22만원이었던 가격이 16만5000원, 13만원으로 점점 깎였다.

한 백화점의 참조기 설 선물세트. 22만원이었던 가격이 16만5000원, 13만원으로 점점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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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역시 한숨을 쉬고 있다. 22일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제수용품 판매점은 찾는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제수용품 판매 상인은 "설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라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 것으로 예상했으나 도통 찾는 손님이 없다"며 "과거에 비해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 자매 결연 시장인 충남 공주 산성시장에서도 설 특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추운 날씨마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전통시장의 '매출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물세트 본 판매가 부진했고 점차 매출 비중이 커지는 예약 판매 매출도 대부분 지난해 12월 선반영됐다"며 "올 1월 백화점들의 매출 역신장 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백화점들이 중국인 개별관광객(散客ㆍ싼커) 마케팅으로 선회하고 있지만 중국인 매출 비중이 2% 내외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효과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화점들은 설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막판 '떨이' 세일에까지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6일까지 '설 마지막 5일 블랙위크'를 열어 설 선물세트를 정상가보다 20~70% 싸게 내놓고, 현대백화점도 이달 27일까지 15개 모든 점포에서 선물세트를 5~30% 할인하는 '설 선물세트 특별 할인전'을 진행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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