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증시]고개드는 트럼프 취임 우려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코스피가 전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207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별검사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도 강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다가오는 트럼프 취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곧바로 시행할 정책은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것들인데다, 시장이 기대하는 정책은 취임 후 상당한 시일이 지나야 윤곽이 잡힐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12월 국적별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데이터가 발표됐다. 세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모두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첫 번째 특징은 유럽계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이후 유럽계 자금은 국내 주식 순매도를 지속해온 반면, 지난해에는 4년 만의 순매수 전환을 기록했다.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흐름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소폭 둔화되기는 했지만, 브렉시트 이후에도 순매수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특징은 룩셈부르크나 아일랜드 같은 조세피난처의 국내 주식시장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국가별 국내 주식 보유 순위가 3위인데, 2016년에는 국내 주식 보유금액이 25% 증가했다. 룩셈부르크의 순매수는 헤지펀드 뿐 아니라 글로벌 공모 펀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룩셈부르크가 국내 주식시장의 순매수를 늘린 시점은 이머징 국가의 EPS가 반등하는 시점과 유사하다. 즉, 룩셈부르크 자금 유입은 한국 비중 확대보다는 이머징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
입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사우디, 노르웨이 등 에너지 관련 국가들의 순매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 하락 이후, 사우디, 노르웨이 등의 국부펀드는 한국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순매도가 둔화되었는데, 유가의 추가적인 하락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순매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오히려 순매수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다.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를 선호하는 흐름을 보여왔는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대형주 중심의 시장 대응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일이 가까워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당선 직후와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멈췄고, 거침없이 상승하던 달러화 가치는 약세로 바뀌었다. 트럼프 당선 이후 크게 하락하던 금값과 채권가격은 최근 반등하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에 열린 트럼프 당선자의 기자회견은 금과 채권의 강세 및 달러화의 약세를 더 부추겼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자회견에서 취임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대략적인 틀이라도 듣기를 기대했지만, 이날 트럼프는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이 거짓이라는 주장과 자신의 재산을 신탁에 맡기겠다는 약속만 했다. 트럼프에 대한 금융시장의 태도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1조달러의 대규모 인프라투자와 세금감면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으리라는 기대와 세계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 심각한 경제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트럼프는 선거 막바지인 지난해 10월 22일 게티스버그에서 행한 연설에서 ‘취임 100일 구상’을 제시했는데, 이때 내놓은 정책들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공식적인 공약이라고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이 구상에는 취임 당일 할 일과 취임 후 100일 동안 의회와 협의할 일이 구분돼 있다. 취임일에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수정하거나 탈퇴할 것을 선언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을 재무부 장관에 지시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또한 상무부와 무역대표부에 지시해 외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즉각 시정하겠다고 했다. 이번 주 금요일 취임과 함께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우려한 측면부터 보게 될 것이다.
반면 금융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세금감면은 대통령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세금감면과 세율 단순화, 정부지출 없이 향후 10년간 1조 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한 조치, 오바마케어를 철폐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것들은 모두 의회에서 새로운 법안을 만들어야 실행에 옮길 수 있고, 트럼프도 취임 후에 의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힌 정책들이다. 결국 금융시장이 기대하는 경제정책은 취임 이후 최소 몇 개월은 기다려야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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