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텔레콤이 '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조성을 위해 3년간 5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현재의 수준에 만족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위기감과 함께 1등 기업으로서 관련 기술을 선도해나가야 한다는 자긍심이 함께 녹아있다. 특히 국내 경기 침체로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의 과감한 투자는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의 추가 투자를 유도하면서 ICT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SK텔레콤의 이날 발표는 그동안의 노력을 뛰어넘어 아예 기업의 체질과 산업의 판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과 상생의 1등 리더십을 바탕으로 산업의 새로운 판을 만들고 글로벌 톱으로 거듭나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ICT 기업이 되자"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그룹 관계사는 물론, 국내 업계 벤처/스타트업, 글로벌 톱 ICT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뉴 ICT 새판 짜기'를 주도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4차산업혁명은 개방과 협력이 필수…경쟁사와도 손잡겠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혼자서는 1등을 할 수 없으며 4차 산업 혁명을 위해서는 개방과 협력이 필수"라며 생태계 확산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날 투자 계획은 이 같은 구상이 보다 구체화된 것이다.
SK텔레콤은 SK주식회사C&C, SK하이닉스 등 그룹 내 ICT 관계사의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SK주식회사 C&C와는 인공지능/클라우드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상호 협력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T맵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자율주행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도 동참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업과도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7에서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에릭슨, 퀄컴 등의 부스를 방문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IOT 분야에 대한 신기술 개발 및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IoT오픈하우스ㆍ벤처육성센터 설립=SK텔레콤은 국내 벤처 및 스타트업과의 ICT 생태계 조성을 위해 IOT오픈하우스, 벤처육성센터도 신설한다.
IoT오픈하우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개발자 및 스타트업에게 IoT교육 및 서비스 기획, 하드웨어개발, 네트워크 연동 테스트 등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 상용화까지 토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벤처육성센터는 통신인프라분야 국내 스타트업 발굴 육성과 글로벌 진출를 지원한다.
SK텔레콤은 현재 운영중인 개발자 지원 채널인 'T디벨로퍼스'를 확대해 기술 인프라 지원과 보안ㆍ위치기반서비스 등 개발툴(API)의 공유 범위를 늘리고 개발자간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인 창업자와 스타트업 등의 아이디어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투자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과 연계해 대학생 인턴십 등 산학 협력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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