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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신라 율령 담긴 함안 성산산성 목간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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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령체계와 신라 관직명 ‘대사’ 등 확인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23점이 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됐다. [사진=김세영 기자]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23점이 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됐다. [사진=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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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2014~2016년)에서 출토된 23점의 목간에 대한 보존처리를 마치고 그 내용을 4일 공개했다.
목간(木簡)은 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다듬어진 나무 조각에 글자를 쓴 것으로 이번에 공개된 것은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광정리에 위치한 함안 성산산성(사적 제67호)에서 출토됐다. 유물은 총 2321점이며, 목간(총 308점) 외에도 목기 1158점, 토기 627점, 금속류 160점, 기타류 68점이 출토됐다.

함안 성산산성은 흠명천황 22년(A.D. 561년) 일본 침입에 대비하여 축성한 것으로 둘레1.4㎞, 면적10만2855㎡에 이른다. 이번 발굴조사는 1991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맡아 실시했다.

이번에 출토된 목간은 신라의 지방 지배체제와 조세체계 등을 구명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되며, 그중 주목되는 것은 4면에 모두 글자가 기재되어 있는 사면목간 1점이다. 이 목간은 소나무를 폭이 좁은 사각형으로 깎아 만든 것으로, 길이 34.4㎝, 두께 1.0~1.8㎝에 총 56글자가 쓰여 있다.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 출토 목간 [사진=문화재청 제공]

함안 성산산성 17차 발굴조사 출토 목간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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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사면목간[사진=문화재청 제공]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사면목간[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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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은 진내멸(眞乃滅) 지방의 촌주가 중앙(경주) 출신 관리에게 올린 보고서 형식으로, 잘못된 법 집행에 대해 그 잘못을 두려워하며 이를 상부에 보고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목간의 중심시기인 6세기 중반에 신라 지방사회까지 문서행정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당시 법률인 율령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지닌다. 즉, 목간에서 ‘□법 30대’, ‘60일대’ 등의 표현은 30일, 60일이라는 기간을 명시해 놓은 법률 용어로 이를 통해 당시 신라는 율령을 통한 엄격한 지방 지배체제가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목간에서 신라 왕경인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경위(京位) 관등명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에서는 신라 지방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관등체계인 외위(外位) 관등명만 확인되었는데, 이번에 출토된 목간에서 경위(京位) 중 12등급인 ‘대사(大舍)’라는 관등명이 발견된 것을 통해, 함안 성산산성이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통제 아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함안 성산산성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함안 성산산성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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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발굴기간은 오래되었지만, 연구소 예산과 현장 사정으로 인해 실작업일수는 많지 않아 성산산성의 전모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지형적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조성한 부엽층 존재를 확인한 것과 그 안에서 300점이 넘는 당대인의 기록 자료가 출토된 것은 매우 큰 수확이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금까지 출토된 함안 성산산성 목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집대성한 ‘한국의 고대 목간Ⅱ- 함안 성산산성(가제)’ 책자를 올해 발간할 예정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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