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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배만 불린 데브시스터즈, 주주들 원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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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연봉·복지에 110억 펑펑…개발비는 영업비용의 6.5%만 할애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모바일 게임업체 데브시스터즈가 코스닥 상장 이후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대표와 임직원들의 급여와 복지에 수백억원을 쏟아 부은 반면 게임 연구개발(R&D) 지출은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키런' 흥행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막대한 공모금을 조달받았음에도 게임 개발은 등한시하고 임직원들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데브시스터즈가 벌어들인 총 매출은 약 267억원이다. 반면 영업비용의 경우 이보다 1.5배 더 많은 398억원이 들었다. 2014년엔 매출 694억원에 영업비용 364억원으로 수익구조가 안정적이었지만 2015년 2분기부터 영업비용이 매출을 웃돌며 6개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지속중이다.

2014년 10월 코스닥에 입성한 데브시스터즈가 상장 전과 후 확연히 달라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영업비용의 세부내역을 보면 데브시스터즈는 직원들 급여와 복지엔 무리하게 돈을 쏟아부은 반면 게임 개발비는 지출을 축소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데브시스터즈는 급여와 퇴직급여, 복리후생비에 총 110억원을 사용했으나 경상연구개발비는 26억원에 그쳤다. 매출을 초과한 막대한 영업비용 중 27.6%를 직원에게 나눠준 반면 회사의 성장성과 직결되는 신작게임 개발엔 6.5%만 투자한 것이다. 경상연구개발비는 2014년 한해에만 32억원이었으나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처우는 상장 게임회사 중 연봉과 복지를 포함해 1위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은 5600만원이다. 직원들에게 외국어를 원어민에게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며 매월 100만원 한도의 운동비와 50만원 한도의 실비, 치료비 등도 제공한다. 또 직원들에게 회사 근처의 사택을 지원하고 여러 IT장비도 제공한다. 이밖에 사내 식당에서 매 끼니 고급 음식도 서비스한다.

데브시스터즈가 이처럼 '부유하게' 회사를 운영하는 배경엔 상장 당시 확보한 143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공모금 덕분으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는 당시 쿠키런 흥행과 모바일게임 산업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IPO에 성공해 코스닥 공모금 1위로 입성했다. 이 덕에 막대한 주식발행초과금이 생겼고 이러한 자본이 포함된 데브시스터즈의 유동자산은 현재 1332억원(올해 3분기 기준)에 달한다. 2014년 말 1985억원에 달하던 유동자산은 해가 갈수록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론 직원들의 처우가 좋을수록 게임 개발 및 운영 환경이 좋아지고 이를 토대로 회사가 성장한다는 경영진의 철학을 비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1년반 동안 적자가 지속되는 경영난 속에서도 회사가 미래가치를 담보할 별다른 흥행작 없이 이 같은 방식의 회사 운영을 지속한다면 주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주체는 직원뿐만이 아닌 주주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데브시스터즈의 현 주가는 1만4900원(전날 종가기준)으로 상장 이후 약 2년 2개월만에 5분의 1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자 지난달 말 김종흔ㆍ이지훈 두 대표가 '내년도 연봉 전액 반납'과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20% 넘게 더 떨어졌다. 김종흔 대표가 상장 전 부여받은 47만주(행사가 500원)의 스톡옵션과 급여, 복지 등에 비하면 약 2억원 수준의 연봉 반납은 무의미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임원 3명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으나 주가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했다.

데브시스터즈에 투자한 한 주주는 "상장으로 조달한 막대한 공모금을 회사의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 배만 불리는 데 쓰고있다"며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펴지 않으면 집단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성토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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