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16 회계연도 3분기(2016년 9~12월)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0%에 그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중국이 7% 성장을 포기한 상황에서도 질주하던 인도 경제에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에도 내년 3월로 마감되는 인도의 올해 회계연도 성장률 전망치를 7.6%에서 6.8%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연속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인도의 GDP 역시 전년 동기대비 7.3% 성장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7.5%)를 밑돌았다.
인도의 성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건 골드만삭스만이 아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회계연도 성장전망치를 7.5%에서 6.5%로 하향조정했고, 인도 현지 금융회사인 앰빗캐피탈의 경우 6.8%에서 3.5%로 반토막난 전망을 제시했다. 인도 민간은행(HDFC)은 7.8%에서 7.3%로, 신용평가업체 케어 레이팅스는 7.8%에서 7%로 성장률을 하향했다. 블룸버그가 주요 투자은행을 상대로 조사한 인도의 4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도 7.8%에서 6.5%로 낮아졌다.
이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시중의 검은 돈을 없애려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금융과 실물경제에 큰 충격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현금 결제비율이 80% 이상인 인도에서 1000루피(1만7000원)ㆍ500루피 등 고액권 사용 금지는 소비자 심리 둔화와 산업생산 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정적 영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고액권 근절로 유통 가능한 지폐 수가 줄면서 서민들은 연일 현금인출기(ATM) 앞에 줄을 서고 있다.
화폐개혁으로 인한 부정적 여파가 커지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인도중앙은행(RBI)이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WSJ 이코노미스트 80%는 RBI가 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6%로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6년 3개월만의 최저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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