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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좌절]구글 지도 반출 신청부터 불허까지

최종수정 2016.11.20 08:00 기사입력 2016.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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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구글 어스' 문제 삼아…대안 제시했지만 협의 실패
구글 서버나 위치정보 문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구글이 지난 6월 국내 지도 해외 반출을 신청한 지 약 5개월만에 정부 협의체가 '반출 불허' 결론을 내렸다.

18일 국토지리정보원은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 결과 '안보 위협'을 이유로 결국 구글이 요청한 해외 지도 반출을 허가하지 않았다.

구글은 지난 6월1일 국토지리정보원이 제작한 1:5000 축척의 수치지형도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이 가공한 수치지형도의 해외 반출을 요청했다. 구글은 2008년 한국에서 지도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지도 데이터 반출이 불가능해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지도 데이터를 빌려쓰고 있다.
현행 공간정보법상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 없이 기본·공공측량 성과를 국외에 반출할 수 없다. 다만 '국가 안보'와 관련해 국외반출협의체를 구성해 반출하기로 결정한 경우는 예외로 둔다.

◆정부가 문제삼은 것은 '구글 어스'= 정부 협의체가 구글 지도 반출을 놓고 우선적으로 고려한 부분은 '안보'였다. 구글은 지도 해외 반출을 신청하면서 해외로 반출하려는 지도에는 '안보 시설'이 포함돼있지 않다고 주장했는데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정부가 문제삼은 부분은 구글이 반출하려는 지도가 아니라, 현재 해외에서 서비스중인 구글 어스(위성영상)였다. 정부는 8월 협의체 회의 연기 이후 구글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국내 보안시설을 흐리게 또는 해상도를 낮춰서 처리해달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당초 보안·군사시설을 아예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던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섰음에도 구글은 응하지 않았다.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은 "구글이 서비스 하는 위성영상(구글 어스)의 보안시설을 블러(흐리게) 처리하고 저해상도로 처리할 것을 우리가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구글이 정책상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구글의 위성 영상을 포함한 해외 위성 영상에서 국가보안시설이 노출되는 것 만으로도 안보 위협이 된다"며 "1:5000 수치 지도를 반출하게 되면 그만큼 위험수준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호주에서 열린 APEC 회의 때 안보 문제로 지도 해상도를 낮춰줬고 워싱턴DC의 경우도 그랬는데 이런 예외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와는 이 부분에 대해 협의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버, 개인정보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 = 결론적으로 구글은 당초 입장에서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 2007년 처음 구글 지도 반출을 요청했을 때와 달라진 점은 구글의 규모가 훨씬 비대해졌고, 구글은 미국 무역대표부 등을 통해 한국 정부에 지도 반출을 허용하도록 압력을 행사 했다.

지도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 지도가 필요하고, 오랫동안 준비해왔기 때문에 구글이 향후 반출을 다시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둘 경우 해외에 지도를 반출할 수 있다. 애플이 한국에 서버를 두고 지도 서비스를 제공중이지만, 구글은 데이터 센터 건립과 지도 반출은 별개라고 주장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도 강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 지도는 국내 사용자 뿐아니라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전 세계에 분포한 데이터센터에 분산 저장되어야 한다"며 "데이터센터 건립은 사용자 근접성이나 현지 인프라, 안정적 전력공급, 운영인력 확보, 사업규제나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기업에 서버를 어디다 두라마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 부분은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글이 향후 한국에 서버를 두지 않은 채 지도 반출이 이뤄질 경우 위치정보에 대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된다. 지난 2009년 구글이 스트리트뷰를 촬영하면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했을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미국 본사까지 찾아가 확인했던 일이 있다.

위치정보가 유출될 경우 '위치정보법'에 의거해 사후 행정처리를 해야하는데, 국내에서 위치정보사업자로 등록한 주체는 '구글코리아' 뿐이다. 구글 본사까지 구속력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은 "단순한 블라인드 처리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구글의 개인정보 불법수집이나 유출사건 발생 시 국내외 기업을 동일하게 처벌할 수 있는 역외규정근거도 없는 입법공백 사태가 우려된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한 한국판 프라이버시쉴드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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