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로는 직장 상사, 저자 및 역자가 가장 많아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는 10월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현직 출판계 종사자 2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언어·시각·신체적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244명·복수응답 가능)가 68.4%였다고 10일 밝혔다.
절반이 넘는 56.6%가 성폭력 가해자로 '직장 상사'를 꼽았다. 이어 저자 및 역자 44.6%, 사업주 40.4%, 직장 동료 12.7%, 거래처 대표 및 직원 9.0% 등의 순을 보였다. 성폭력이 발생한 장소로는 카페나 식당, 주점 등 '업무와 관련된 미팅 장소'가 76.2%를 차지했다.
업무와 관련해 성폭력을 경험한 경우 77.3%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본인이 직접 혹은 가족·지인·단체·법적 조치 등을 통해 '회사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답변은 21.5%에 그쳤다.
구체적 피해사례를 보면 한 저자는 출판계 여성 노동자에게 "출판사가 잡아준 호텔이 좋은데 혼자 자기 싫다. 같이 자자"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저자한테 술 따르는 건 너희의 업무"라고 사업주가 직원들에게 강요한 사례도 나왔다.
이 같은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는 '강력한 처벌 법률 마련'이 71.7%, 성폭력 관련 사규 마련 58.6%, 출판계 성폭력 상담 및 신고센터 구축 55.8%, 직장 내 성차별 제도나 관행 철폐 53.0% 등의 순을 보였다. 출판지부는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거나, 10인 이하 사업장의 성희롱예방교육 내실화 등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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