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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수출 위기] 번개 맞은 車, 장마철 철강, 찌푸린 전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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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영향 없었던 자동차 산업, 멕시코 기아차 공장 관세 폭탄 맞을까봐 전전긍긍
관세 폭탄 맞았던 철강 산업, 앞으로도 이 기조 이어질 듯 수출 직격탄
전자업계는 세탁기·냉장고 판매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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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정민 기자, 원다라 기자]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자동차·철강·전자업계가 비상상황에 처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멕시코 공장을 보유한 기아차다. 지난 9월 기아차는 연산 40만대 규모의 멕시코공장을 준공하고 생산량의 60%를 미국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멕시코산 기아차 모델의 미국 시장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 조약”이라고 깎아 내리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한미FTA에 따라 완성차와 차 부품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국내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는 총 107만대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약 7조5000억원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한미 FTA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경우 2017년~2021년까지 국내 수출손실액이 2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들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강업종은 기약없는 장마철에 들어갔다. 철강은 미국에서도 가장 보호주의 성향이 짙은 업종이다.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미국의 대표적 철강ㆍ석탄 공업지대로,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추락한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를 돌며 '강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미국을 재건하겠다'고 호소, 지지를 얻었다.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등 민주당 지지 지역이었던 표심이 트럼프에게 쏠린 것도 이 덕분이었다.

국내 철강업계의 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 연방 의원과 철강협회는 중국 뿐 아니라 한국도 정부 보조금과 초과 생산으로 낮은 단가의 철강을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해 기준 국내 철강사들이 미국에 수출한 물량은 395만t으로, 전체 수출물량인 3000만t의 13%에 달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31억달러(한화 약 3조500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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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부터 지난해 7건, 올해만 4건의 반덤핑ㆍ상계관세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산 열연·냉연 강판 등에 최대 6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월까지 대미 철강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했다. 트럼프가 철도 등 도로 인프라 건설 때 자국산 철강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칸'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 반덤핑관세에 불복해 2심을 준비하는 국내 철강업계로선 앞이 깜깜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깃발을 들고 나서면서 다른 나라의 수출길마저 막힐수 있다는 점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중국의 통상 보복을 초래해 국제 무역전쟁으로 발발하게 될 경우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 될 것"이라며 "2대 수출시장인 미중 간 통상 마찰이 심화될 것에 대비해 피해를 줄이고 기회를 키울 수 있는 대응책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자업계는 잔뜩 찌푸리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각각 42조5042억원, 16조39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회사 모두 한해 수출액의 30%가 북미지역에서 나온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경우 입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지금보다도 강화되면 가전업계 매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정책에 대해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 LG전자의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삼성 9.29%, LG 13.02%)와 상계 관세(삼성 1.85%)를 물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4년여만에 두 관세에 대해 무효 판정이 나기는 했지만 중국산 세탁기에 대한 상무부의 판정이 12월 예정돼 있다. 한국산 제품 뿐 아니라 미국에 공장이 없는 회사에 이같은 불이익을 주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분야는 다행히 이보다는 영향이 덜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1996년 ITA(정보기술협정)에 따라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업계는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경기침체, 환율영향이 발생할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환율 변동폭이 3~4% 오를 경우 1000억원 가량의 엽억 손익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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