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겐 올해가 각별하다. 취임 3년차로 임기가 마지막 해인데다, 연임을 위해서는 막판 승부수를 띄워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여간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실적 개선에 앞장서는 등 연임을 향한 항해가 순조로운 듯 보였지만 '최순실 사태'라는 변수를 만났다. 권 회장이 이 난관을 훌훌 털어내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
8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오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권 회장은 연임을 위해서는 오는 12월까지 포스코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포스코 이사회가 임기 종료를 앞둔 CEO(최고경영자)가 연임하려면 주주총회 3개월 전에 연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이 아직 연임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포스코 안팎에선 그가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높다. 지난해 8개월간 지속된 검찰 수사, 전병일 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사장의 항명 사태, 권 회장의 무능함을 폭로하는 내부 문건 유출 등 크고 작은 사건들로 내부가 다소 어수선했지만, 권 회장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켜냈다.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권 회장의 연임은 순탄한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연임 가도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권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하면서다. 포스코는 올해 초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30억원, 19억원 등 총 49억원의 자금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자금 지원은 이사회 승인을 통해 자금을 집행했고, 배드민턴팀 창단은 거절했다"며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이 이날 삼성전자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기업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포스코도 내심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국내 기업들 대부분이 연루되면서 기업 경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검찰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되 기업 경영에는 장애가 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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