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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적금 넣듯 불입하면 대박?…'뒤통수' 친 적립식펀드

최종수정 2016.11.07 13:22 기사입력 2016.11.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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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상위 10개 펀드 중 7개, 3년 적립식 투자 수익률 마이너스…하락장서 거치식보다 방어력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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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때 적립식 투자 수익률이 적금 이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회사와 은행 등 금융회사는 매달 일정 금액을 펀드에 꾸준히 불입하면 적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광고했지만 실제 나타난 성적표는 금융회사의 광고와는 달랐다.

7일 아시아경제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운용 설정액 규모 상위 10개의 국내 주식형펀드에 매달 50만원씩 3년동안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 수익률을 추산해 본 결과 평균 수익률은 -5.1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달 50만원씩 3년동안 연 이율 1.25% 정기 적금에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누적 수익률 1.92%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월 50만원씩 적금을 3년 부었을 때는 1834만6875원을 손에 쥘 수 있지만 같은 조건으로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을 때는 약 128만원 적은 1706만7600원 밖에 건질 수 없는 셈이다.

운용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 중 7개 펀드의 3년 적립식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펀드조차도 3년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경우 원금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적립식 펀드는 증시 하락시 거치식 펀드와 비교해 하락 방어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들은 여러 시기에 걸쳐 주식을 매입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게 적립식 투자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론적으로는 맞을 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지난 2013년 11월1일 2039.42에서 올해 11월3일 1983.80으로 3년동안 오히려 2.72% 하락하는 동안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거치식 펀드 대비 낮았다.

운용 설정액 규모 상위 10개의 국내 주식형펀드에 적립식 투자시 3년 평균 수익률은 -5.18%로 거치식 투자 수익률 -1.99%에 크게 뒤쳐졌다.

운용 설정액 2조9550억원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규모 1위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3년동안 코스피가 2.72% 내릴 때 거치식 투자시 16.79%의 수익률을 달성했지만 적립식 투자시에는 수익률이 4.14%에 그쳤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도 3년 거치식 투자 수익률이 10.66%로 3년 적립식 투자 수익률 5.6%보다 높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는 평균 단가를 낮춰 증시가 올라갈 때 수익을 내고 하락할 때 방어력을 높이는 방식인데 박스권에 갖혀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립식 펀드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판매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적립식 펀드 규모는 전체 판매 규모의 20.87%(판매잔고 44조5455억원)를 차지해 3년 전 28.34%(50조4518억원)보다 줄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몇년간 박스권을 오가는 장세에서는 오히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시점을 잘 파악해 목돈을 거치식으로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박스피' 장세에서는 증시 하락 이벤트가 발생할 때 투자금을 나눠 3~4차례에 걸쳐 펀드에 거치식으로 투자해 저점매수하는 게 중요하다"며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려면 최근 몇년간 성과를 꼼꼼히 살펴본 후 수익률이 검증된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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