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수석이 이 같은 시도로 접근했다는 인물은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다. K스포츠재단은 미르재단과 함께 최씨가 '회장 노릇'을 했고 대기업들을 상대로 이뤄졌다는 '강제모금'의 단초였다고 의심받는 곳이다.
정 전 사무총장이 자신의 아내가 안 전 수석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문자메시지는 '사모님. 저는 경찰도 검찰 쪽도 기자도 아닙니다. 제가 정 총장님 도와드릴 수 있으니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또 지난 24일 K스포츠재단 장모 대리가 정 전 사무총장 부인에게 보낸 메시지는 '안녕하세요 사모님. 총장님께 안 (전) 수석이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요. 메모 전달드립니다. 010-○○○○-3482로 연락 원하셨습니다. 안전한 번호라고도 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안 전 수석이 정 전 사무총장 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번호가 바로 이 번호라고 신문은 밝혔다. '안전한 번호'는 '대포폰'을 암시한다. 안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 직원을 통해 정 전 사무총장과 접촉을 시도하고, 연락이 닿질 않자 이틀 뒤 직접 연락을 시도한 것이다. 정 전 사무총장 측은 이 같은 시도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 전 사무총장은 27일에 이어 최씨가 비밀리에 전격 귀국한 30일에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검찰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최씨가 재단 운영과 기획을 총괄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제가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안 전 수석과) 가끔 연락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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