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체. 사진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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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 '최순실 게이트'로 시끄러운 정국이다. 그 주인공 최순실이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건 대통령에게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라고 한 해명이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본인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벌인 몇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충분히 거짓말로 의심되는데 말이다.


최씨에게 보여주고 싶은 논문이 있다. '거짓말'에 대한 뇌과학 메커니즘을 연구한 논문이다. 유명한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온라인 판에 24일 실렸다. 런던대학 연구팀이 작성했고 제목은 "뇌는 거짓말에 익숙해진다(Brain adapts to dishonesty)"이다. 이 논문은 거짓말을 계속 하면 더 큰 거짓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거짓말이 뇌의 정서적인 반응을 약해지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우선 80명의 피실험자들에게 한명씩 파트너(피실험자를 연기하는 배우)를 붙여줬다. 그리고 피실험자와 파트너에게 각각 투명한 유리병 속에 든 동전 사진을 보여준다.


같은 유리병을 찍은 사진이지만 피실험자는 고해상도 사진을 보고 파트너는 저해상도 사진을 본다. 그 후 연구팀은 피실험자에게 병속에 든 돈의 액수가 얼마인지를 파트너에게 알려주라고 지시한다. 파트너가 정확한 돈의 액수를 맞추거나 혹은 맞추지 못할 경우 피실험자가 버는 돈의 액수가 달라지며 오히려 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별로 서로 다른 조건을 적용시켰다. 피험자가 가능한한 정확한 조언을 해야하는 상황이 있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잘못된 조언을 해야 피실험자가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첫번째 실험케이스는 파트너가 병 속에 얼마가 들었는지 정확히 맞출수록 피실험자와 파트너에게 많은 돈을 준다. 반대로 파트너가 돈 액수를 맞추지 못하면 수익이 감소한다. 거짓말을 할 수록 둘다 손해를 보는 경우다.


두번째로 파트너가 돈의 액수를 못맞추게 해야, 피실험자와 파트너가 둘다 돈을 벌 수 있는 케이스다. 즉, 거짓말을 해야 둘다 이익을 보는 케이스다. 이 경우 피실험자는 기꺼이 파트너가 돈의 액수를 맞추지 못하도록 거짓말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파트너가 정확하게 돈의 액수를 예측할 수록 피실험자는 높은 수익을 얻지만 파트너는 오히려 수익이 감소하게 한다. 반대로 파트너가 돈의 액수를 틀리게 되면 파트너는 돈을 벌지만 피실험자는 돈을 잃게 된다.


이상 3 가지 조건의 실험을 계속한 결과, 거짓말을하면 자신이 손해 보는 조건에서는 피실험자가 거짓말을하지 않고 항상 정확한 정보를 전했다. 반면 거짓말을하고 자신과 파트너 둘다 득을 보는 경우에는 점점더 거짓말이 늘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거짓말로 상대방이 손해를 입게 되는 케이스에선 연구팀의 예상대로 피실험자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되도록 거짓말을 자제했다. 하지만 실험을 거듭할 수록 거짓말이 느는 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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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실험 도중 자기공명영상(MRI)로 피실험자의 뇌를 스캔해보니 거짓말할 때 편도체(측두엽 내측에 있는 신경핵의 집합체. 동기와 기억, 주의 및 학습,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가 선택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었다. 다시 말해 거짓말을 할 때 얼마나 양심이 발동하는지는 편도체가 흥분하는 정도를 보고 알 수 있다.


연구팀은 편도체의 활동을 보고 어떤 피실험자가 다음 실험에서 더 큰 거짓말을 할지도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거짓말을 자주 하면 편도체의 활동은 저하되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게 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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