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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한국號…‘탄핵정국’ 브라질 데자뷔

최종수정 2016.10.27 11:33 기사입력 2016.10.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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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조영주 기자] 정치권을 강타한 '최순실 게이트'가 경제계로 확산되면서 사회 전반을 마비시키고 있다. 당장 이번 주 시작된 국회의 2017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차질을 빚었고, 다음 달 초 열릴 법안 심사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까지 '올스톱'되면서 경제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8월 최초의 여성 국가원수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으로 브라질 경제가 급속히 어려워졌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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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예산안·법안 심사 불투명…산업 구조조정도 ‘올스톱’= 27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 최측근의 '국정농단'으로 규정된 이번 사태는 박근혜정부의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최악인 가운데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재계의 고민도 깊어졌다.
일각에선 한진해운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을 이대로 방치하면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국내 경제는 이미 저성장과 가계부채의 늪에 빠진 가운데 내수 침체로 악재가 겹쳤다.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도 변수다. 한 여권 인사는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의 최적기를 내년 대선 정국 전까지로 보고 있다"면서 "정치 이슈에 함몰돼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오는 31일 발표 예정인 조선ㆍ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은 이 같은 정국 분위기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핵심인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가 담길 예정이지만 금융당국과 대우조선해양이 반발하는 데다 청와대의 조율 기능마저 마비되면서 빈껍데기 대책이 나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정부가 그동안 추진했던 '노동 4법'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에 대한 논의도 불투명해졌다. 경제계가 지난 19대 국회 때부터 처리를 학수고대해 온 법안들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로 그 누구도 총대를 메기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어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철저한 검찰 수사는 물론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면서 "정부와 국무위원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들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도 이날 제221회 경총포럼 인사말에서 "지금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나라가 매우 혼란스럽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경제만큼은 꿋꿋하게 제 갈 길을 가는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는 각오로 경제를 살리는 일에 매진해야 하고 정부는 사회혼란에 편승한 불법쟁의나 불법행위에 대해 공권력의 이완현상이나 공권력 무시 행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할 때 정의당 의원들이 특검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할 때 정의당 의원들이 특검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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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특검 동의했지만 특별법 요구·지도부 사퇴 등 난항 예고= 파장이 사회 전반에 미치면서 정치권도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혼란 가중과 역풍을 우려해 탄핵 주장은 수그러들었지만, 야권 일각에선 거국 내각을 제안하고 나섰다. 대통령 탈당과 청와대ㆍ내각 인적개편 요구도 비등하다. 하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제 정치권은 '특별검사제도 정국'으로 조심스럽게 옮아가는 분위기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전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일부 야권이 제안한 특검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가속이 붙었지만 여전히 물밑에선 지도부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 등의 다양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중진인 홍문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 "거국ㆍ중립 내각 구상은 당리당략에서 나온 발상"이라며 "지금은 사건의 해결점을 찾아 빨리 규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새출발하는 방법으로 가야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건은) 박 대통령의 원칙과 결단, 깨끗함이 무너진 것이지 않느냐. 이를 회복할 수 있는 건 대통령이 주변을 빨리 정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도 당연히 특검의 수사 대상"이라며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 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정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여당의 특검 수용을 놓고 진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원칙적으로 특검에 합의만 더불어민주당도 상설특검법이 아닌 별도의 특별법에 따른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특검 실시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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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브라질 탄핵 정국 회자= 이번 사태를 놓고 정치권에선 지난 8월 탄핵된 브라질 최초의 여성 국가원수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회자되고 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국영은행 자금으로 재정 적자를 메우고 경제 실적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탄핵됐다. 그의 탄핵을 전후해 브라질 경제는 10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는 등 정국이 요동쳤다.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은 "여야가 다음 달 3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의 최종 수정안을 만들어야 하고 합의하지 못하면 12월2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면서 "무엇보다 국정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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