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 어머니는 학교 재량 휴업일까지 겹친 7일간의 추석 연휴에 이어 지난 한 주 동안도 아이를 홀로 챙겼을 게다. 지칠 만도 하다. 남들은 일주일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우고 가족끼리 함께하는 여유를 즐겼겠지만 이 어머니는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이리저리 시달리고 아이의 장난기를 받아주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닌 얼굴이었다.
대체 어느 회사이길래 황금 추석연휴에 직원을 미국으로 출장 보낸 걸까. 두 사람의 대화에서 어느 회사인지 예상이 됐다. 수원과 기흥 동탄에 사업장을 둔 삼성전자의 직원일 게다. 기자의 예상이 맞다면 출장간 아이의 아버지는 이 지역에 위치한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TV 등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문 중에서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 소속 직원일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팔린 100만대의 갤럭시노트7 리콜 작업을 위해 추석연휴도 반납했을 게다.
수원 영통, 용인 기흥 수지, 화성 동탄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연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에 따라 강남 서초사옥에 있던 삼성전자 본사 인력이 영통으로 이전해 왔다. 자연히 이 지역 많은 어머니들이 장기 출장 간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비슷한 고충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해외언론에 등장한 한국기업의 뉴스 중 이번 갤럭시노트7 리콜 건은 그 의미나 비중이 남달랐다. 그만큼 해외 언론과 산업계도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그들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행스럽게도 순조롭게 리콜이 진행되고 있다는 해외언론의 평에 마음이 놓인다. 다음 강습 때 아이의 아빠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라도 건네야겠다.
백종민 국제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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