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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인 세대' 5060들 명절마다 '눈칫밥'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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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등 온 가족 모인 자리에서 세대 간 의견 충돌 잦아...중간 세대인 5060들 어느 편 들기 어려운 상황에 고통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광주시 동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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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명절이 다가오면 즐겁지가 않고 일단 답답하다. 이번 추석 때도 벌초하는 것부터 차례상 차리기까지 조카들과 어른들 의견이 맞지 않아 중간에 끼인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힘들었다."(50대. 김모씨)

위로는 70·80대 어른들 말씀을 따르고 아래로는 20~40대 자식·조카들 눈치를 봐야하는 50·60대가 명절 때마다 '끼인 세대'의 고통을 겪고 있다.
김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벌초하는 것부터 갈등이 벌어지고, 어정쩡하게 중간에 끼인 김씨는 마음이 괴롭기만 하다. 20~40대 젊은층들은 대행 업체를 부르자고 하고, 70대 이상 어른들은 직접 하자고 맞서면서 말이 오가는 동안 김씨는 중재를 해야 하는 처지가 난감하기 짝이 없다.

김씨는 "대행 업체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실제론 어른들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두 의견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는 끼인 세대라는 실감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차례상 준비도 세대 간 의견 차가 극명해 중간에 끼인 50·60대들에겐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되는 일이다.
전이나 산적 등 이미 조리된 음식을 사서 차례상에 올려도 되는지에 대해 자식들과 윗대 어른들 의견이 팽팽한 상황에서 50·60대들은 갈팡질팡하기 일쑤다. 결혼한 지 30년 된 차희숙(57)씨는 "자식들은 물론 나를 생각하면 몇몇 음식은 시장에서 사서 차례상에 올리는 게 더 편할 것 같은 마음에 몇 번이나 그렇게 하자고 말했다"며 "그러나 '차례 음식은 정성'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셔서 번번이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차씨는 "내 또래 중에는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자기 아랫대부터 차례상 없애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차례상에 무엇을 올려야 할지도 매년 불거지는 문제다. 어동육서(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조율이시(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등을 따르면 음식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이모(62)씨는 "차례 음식 해놔도 다 먹지를 않아 돈 아깝다"며 "우리 딸도 차례 음식 맛없다고 다른 거 만들어서 올리자고 하는데 시어머니 때문에 하던대로 계속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50·60대들은 자신들의 이런 상황을 두고 '과도기'라며 자조하고 있다. 이씨는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어른들로부터 실용성과 효율성을 따지는 젊은 세대로 넘어가는 중간에 우리 50·60대가 있다"며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끼인 상황이지만 아랫대가 보내는 명절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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