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스스로 길을 만드는 ‘고산자’ 차승원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배우 차승원 [사진=퍼스트룩 제공]

배우 차승원 [사진=퍼스트룩 제공]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나는 후배들에게 어떤 길을 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잘 되길 응원할 뿐이다. 오늘을 충실하게 살다보면 돌아가더라도 갈 수 있는 방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 차승원(46)은 스스로를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일보다 일상을 탈 없이 보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의 사고방식과 행동은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1804~1866 추정)의 생애와 접점이 있다.
2014년 6월18일 개봉한 영화 ‘하이힐’ 이후 단독 주연으로 2년 3개월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지금껏 그의 인생도 여느 위인들 못지않게 굴곡이 많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겨운 작업이었다. 모델 출신 연기자로 시작해 ‘신라의 달밤(2001)’ ‘광복절특사(2002)’ 등으로 코믹영화의 흥행보증수표로 이름을 알렸고,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갔다. 이제 다시 영화로 돌아오기까지 일정한 방향은 없었지만, 스스로 길을 만들며 작품을 만들었다.

7일 개봉한 ‘고산자: 대동여지도’ 역시 그에겐 큰 도전이었다.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2015~2016)’를 통해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이번엔 진중한 역을 맡았다. 역사 속 실존인물과 추구하는 가치가 충돌했지만, 한 발 한 발 직접 발을 딛으며 간극을 좁혀 나갔다.

차승원은 “배우가 이해 못하는 부분도 더러 있다. 범접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위인인 만큼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을 것이다. 가족보다 오로지 지도 제작이라는 일념 하에 평생을 바쳐온 그의 인생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영화다. 이번 작품은 나중에라도 한 번쯤 되새길법하다. 진중한 맛이 있었고 지도 이야기 자체가 주는 힘이 있었다. 또박또박 정석대로 갔다. 꼭 하나쯤 있어야 하는 영화다. 역사 속 인물을 담담히 따라가는 영화를 배우로서 해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후회가 남지 않았다”고 했다.

차승원과 강우석 감독(56)은 ‘귀신이 산다(2004)’ ‘혈의 누(2005)’ 등에서 기획자와 배우로서 만났지만, 이번 영화에서 감독과 배우로 처음 만났다. 그럼에도 감독의 의도와 캐릭터를 십분 읽어내며 배우로서 한 층 더 성숙해졌다.

'고산자: 대동여지도' 스틸컷 [사진=퍼스트룩 제공]

'고산자: 대동여지도' 스틸컷 [사진=퍼스트룩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


차승원은 “감독님은 첫 사극인만큼 전작들과 다른 자세로 작품을 대했다.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보다 훨씬 더 경건했다. 역사 속 인물을 훼손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심심하게 느꼈을 수도 있다. 지금 와서는 흐뭇함이 있다. 전에는 전화통화도 껄끄러웠지만, 감독 강우석은 훨씬 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총 44편. 차승원은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인생을 바라보는 주관도 더욱 뚜렷해졌다. 그의 주관은 김정호의 삶만큼이나 고집스럽다. ‘고산자: 대동여지도’ 이후로는 일상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그간 쏟은 에너지를 다시금 충전하기 위해서다.

“배우가 어느 정도 지점이 지나면 생기가 없어진다. 생기가 없어지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무책임하고 불성실하게 보여진다. 예전에는 일에만 몰두하는 것을 즐거워 했지만 지금은 일 이외의 시간들이 좋다. ‘끝나고 나면 뭐하지?’ 라는 생각보다 또 다른 나의 생활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기대된다”

차승원은 예능과 영화의 줄타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결국 길을 찾을 것임을 알고 있다. “예능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다. 굳이 정의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휘둘리고 싶지 않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