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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요란하게 '세종시 시대' 연 안전처…교차하는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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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세종시 이전 작업. 사진출처=연합뉴스

국민안전처 세종시 이전 작업.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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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2일부터 국민안전처의 세종시 시대가 사실상 본격 개막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타 부처와 달리 단순히 사무실 위치 변경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난 안전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이 서울에서 세종시로 이전된다는 점에서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 이전 작업 현황은?
안전처는 지난 26일부터 3일까지 장관실과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등 서울에 잔류했던 주요 부서의 세종시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2월 선발대가 도착해 사무실 셋팅에 들어갔고, 4월 절반이 넘는 부서ㆍ인원이 1차로 옮겨 온 상태에서 이번 이사로 이전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된다. 이미 인천 송도에 있던 해양경비안전본부까지 이번에 함께 세종시로 이전 작업을 마쳤다. 이로써 안전처는 지난해 10월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 고시에 따라 이전이 확정된 후 80개 부서 1000여명의 직원들이 세종시에 입주하게 됐다.

핵심 기능인 재난안전 대응 컨트롤타워의 중추 신경 역할인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이전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이 2일 오전 서울청사 상황실에서 마지막 회의를 마친 후 오후부터 세종청사로 옮겨 근무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청사 상황실은 비상시에만 활용되며 최소한의 유지ㆍ보수 인력만 근무하게 될 뿐 국토 곳곳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사고ㆍ재난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은 세종청사 상황실로 완전히 이전됐다.
▲우여곡절 많았던 이전 과정

안전처의 세종시 이전은 우여 곡절이 많았다. 태생부터 복잡하다. 안전처는 2014년 11월 당시 안전행정부에서 안전 정책 기능을 떼어내 해양경찰청ㆍ소방방재청과 합쳐 탄생한 조직이다.

문제는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을위한특별법'(행복도시법)에 따라 고시된 이전 대상 기관에 안전행정부(당시 행정자치부)와 해양경찰청은 제외돼 있었던 것과 달리 소방방재청이 이전 대상에 포함됐었던 것이 불씨가 됐다.

이후 안전처가 2014년 11월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출범한 후 충청권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어 있는 소방방재청 이전 예정 청사에 안전처가 입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충청권의 총선표를 의식한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주동 하에 정부가 지난해 10월 이전 계획을 수정 고시해 안전처, 인사혁신처, 정부청사관리소 등을 이전 대상으로 추가하면서 안전처의 이전이 최종 확정됐다.

'날벼락'을 맞은 해경본부의 이전에 반발해 인천 지역 국회의원ㆍ시민단체들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청구했지만 기각되고 말았다. 헌재는 행복도시법상 행자부 장관의 고시로 이전 대상 부처를 정할 수 있도록 정한 만큼 합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판단했다.

▲억 소리나는 이사비

안전처의 이전은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그냥 놔뒀으면 아꼈을 이사비용을 300억원 이상 지출했기 때문이다. '짐만 싸서 내려가면 되던' 타 부처와 달리 값비싼 전산ㆍ통신 장비로 가득찬 각종 상황실 이전ㆍ신설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세종청사에 새로 만드는데만 약 15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여기에 인천 해경본부에 설치돼 있던 해경 상황실 신규 구축에 약 100억원, 정부서울청사 소재 119 중앙상황실의 이전ㆍ신설에 약 30억원이 투입되는 등 일반 이사비 포함 최소 350억원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책상ㆍ서류'만 실어 나르면 되던 타 부처들이 기껏해야 수십억원의 이사비만 써도 됐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정부세종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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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효과 논란

이처럼 엄청난 비용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전이 강행됐지만 효과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정부와 충청권 정치인 등은 인천에 따로 떨어져 있던 해경 본부가 세종시 이전으로 인해 안전처 본부와 합쳐짐으로써 명실상부한 재난 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해경 본부의 세종시 이전으로 서해 중국어선 불법 조업 단속 업무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중부해경본부를 신설해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충청권에선 안전처가 국토의 중간에 위치한 세종시에 이전함으로써 각 지자체 및 국토교통부ㆍ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들과의 협업과 예산확보를 통한 각종 사업 추진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워뒀던 소방방재청 청사의 활용과 세종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은 '덤'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 또한 여전히 높다.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 선정의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이 우선 제기된다. 2005년 세종시법 제정 당시 치안ㆍ안전 등 내치 기능 핵심 부서인 안전행정부를 이전 대상에서 제외했었던 취지를 볼 때 현재의 안전처 역시 이전 대상에서 빼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특히 안전처가 전시ㆍ중대 재난시 군사 작전 외에 대피ㆍ구조ㆍ수습ㆍ복구 등 대부분의 대응 업무를 관장하는 핵심 부처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서울을 떠나 있던 핵심 인력과 기능이 유사시 국가 차원의 전쟁ㆍ재난 안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중앙지휘소(벙커)에 신속히 합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안전처는 장관 등 주요 인력들의 경우 유사시 헬기를 통해 긴급 이동시킨다는 계획이지만, 북한군이 수만발의 방사포로 수도권을 급습하거나 핵 공격시엔 헬기가 뜰 수 조차 없다. 비행 도중 추락 가능성도 높다. 초강력 태풍ㆍ지진 등 중대 재난 발생 시에도 마찬가지다. 안전처는 국회 참석 등 서울 근무가 잦을 것이 예상되고 비상시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장관 집무실ㆍ숙직실 등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안전처 한 관계자는 "이전을 앞두고 비상 상황을 우려하는 지적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솔직히 말해 별다른 대비책이 없다"며 "현재로선 그런 사고가 나지 않기를 빌거나, 청와대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 등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2일 밤 안전처의 긴급재난문자서비스와 안전디딤돌 앱 등에서 오류가 발생해 이전 작업과의 관련성 여부에 주목된다. 이날 밤 부산 일부 지역 휴대폰 가입자들에게 긴급 문자 100통이 10분간 반복적으로 발송되는 바람에 소동이 벌어졌다. 재난안전정보 포털 앱인 '안전디딤돌'과 홈페이지의 긴급재난문자 시스템도 이날 오전 현재 작동되지 않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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